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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언제까지나 푸른 잎인 줄만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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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allon 작성일11-11-18 23:48 조회4,646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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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도 나이 먹어 봐라" 이 말은 아마도 우리사회에서 대략 6.25동란을 기점으로 그 이전에 태어난 세대들이 그들의 부모님이나 웃어른들로부터 많이 들어왔던 얘기일 것이라 짐작된다. 필자가 젊었던 시절에도 윗분들로부터 이런 얘길 이따금씩 들었던 기억이 나며 솔직히 그땐 나 자신도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때는 부모님이나 주위어른들이 이런 말씀을 하실 땐 싫든 좋든 다소곳이 경청하였었다. 아니 듣는 척이라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우선 내 자식들부터 그런 말을 할 틈조차 없는 게 작금의 현실이니 젊은 사람들이 나이든 어른 대하는 꼴이 극히 이기주의로 흐르고 경망스럽기까지 한 것이다.

오늘아침 조선일보를 보니 그것도 첫 장을 넘기자마자 바로 2면에서 다음과 같은 큰 글자로 된 기사줄거리가 시선을 끌었다.

"놀아줘, 밥 좀 줘 은퇴남편 24時… 아내는 속 터져"

매일 거실에서 빈둥거리는 '공포의 거실 남', 온종일 잠옷 차림에 아내에게 걸려온 전화를 귀 쫑긋 세우고 엿듣는 '파자마 맨', 어딜 가나 따라오는 '정년(停年)미아', 하루 세끼 밥 차려줘야 하는 '삼식(三食)이'…."

천천히 읽어 내려가면서 기분이 몹시 언짢아지기 시작했다. 이는 어느 날 정년퇴직 하고 할 수 없이 집에서 소일해야하는 나이든 그것도 남자노인들만을 마치 이사회에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비참한 존재로 폄하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나이어린 언론인들의 지독한 편견이 들어찬 기사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왜 오직 남자 노인들만 이토록 깍 아 내리는가? 이는 어림짐작으로 때려잡은 추측이고 논리의 비약이다.

젊어서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서로 만나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하자고 선서하고 수 십 년을 해로해온 당사자들이고 또 한국적 전통에 따라 남편은 밖에 나가 온갖 시련을 감내하면서 돈 벌어 식솔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대신 아내는 가사를 돌보고 아이들 키우는 것이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 이 나라 장삼이사들 부부지간의 불문율의 약속이었고 이는 바로 가사 업무 분장이며 그들 한평생의 보편적인 인생여정에서 거쳐야 할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왜 이신문은 유독 남자노인들만 이토록 이미 난 상처에 소금 뿌려대듯 몰아치는지 그 저의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노인이라 불리는 세대는 나라의운명이 벼랑 끝에 닿았던 동족상잔 6.25때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총을 들고 적과 싸우다 천신만고 끝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애국자들이고 그리고 뒤를 이어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나라밖 전쟁터로 불려나가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지지리도 못살았던 나라살림을 지렛대로 떠받치듯 일으켜 세운 베트남전 참전 세대이고 게다가 전쟁터에서 돌아오자마자 산업역군으로 변신하여 몇 년씩 가족과 떨어져 섭씨50도가 오르내리는 중동의 사막에서 모래 밥으로 연명하며 산업입국의 정초를 세웠던 그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운 애국 세대들인 것이다.

얄궂은 세월이 비켜가지 않고 머리에 서릴 내려앉게 하고 다리의 힘 이 빠지고 눈이 침침해지는 것은 절대자의 전능한 능력에 따른 것이고 섭리인 것을 그 누군들 이에 대항 할 자 있겠는가? 이런 애국세대들을 마치 자동차 트렁크 바닥 어딘가에 싣고 다니는 스페어타아이어(5th Wheel) 취급하는 건 어불성설일 뿐 아니라 인격 살인적 폄하인 것이다.

어제도 오늘도 무료하게 눈치 보며 집안에서 머뭇대기 싫어 종로 3 가 지하철 역사 안이나 종묘 공원에 나와 앉아 시간을 때우는 애국세대들이 부지기수임을 알아야한다. 그뿐인가 새우처럼 휜 등을 힘겹게 지탱하며 지하철 선반위에 놓인 신문을 쉴 새 없이 잡아채는 노인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누가 잠옷차림으로 늙은 아내 전화나 엿듣고 괴롭히며 밥이나 축내는 삼식이란 말인가? 종합병원 뒤뜰에서 병든 아내를 휠체어에 태우고 위로하는 노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세어보았는가? 이런 기가 찰 기사를 쓴 기자들은 대한민국 노인들이 기거하는 가정을 과연 몇 가정이나 방문 조사해 봤는가?

심산유곡 고찰 추녀 끝에 매달린 풍경도 바람이 없으면 아무런 소릴 내지 않는 법이다. 비로소 바람이 불어야 풍경이 흔들리며 그윽한 울림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생행로에도 무사평온하기만하면 즐거움이 무엇이고 행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힘든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비로소 오늘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 한다. 이 말은 필자가 학창시절 당시 라디오 교양프로에서 잠깐씩 흘러나왔던 채근담의 일부인 것이다.

필자가 채근담얘길 덧붙이는 것은 지금의 세대들은 그간의 인생행로에서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풍족하기에 앞에서 언급한 세대들보다는 천지상관으로 거의 삶의 시련이나 고단함을 맛보지 않았기 때문에 만사에 현실감각이 상대적으로 결여되어있다고 지적하고 싶어서이다.

젊은이들이여 지금 그대들의 몸뚱이가 피둥피둥하다고 자만하지 말라. 그대들 몸속의 세포들도 예외 없이 부지불식간에 계속 쇠퇴해가고 있음을 인지하기 바란다. 누군가 말했듯이 사람은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참나무통에서 익어가는 포도주와 같다고 했다. 그대들도 머지않아 주위사람들로부터 특히 태국사람들이 반기지 않는 흰 코끼리(White Elephant) 같다는 소릴 들을 날이 머지않았음을 스스로 깨닫고 제발 천방지축으로 나대지 말았으면 한다.



댓글목록

개혁님의 댓글

개혁 작성일

Stgallon 정 선생님 오셔서 좋을 글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김종오님의 댓글

김종오 작성일

Stallon 鄭 선생님!
조선일보는 우리 무골충(無骨蟲)같은 영감탱이들을 두고 보도한 것이 아닌가?
특히, 나의 일상(日常)임이 틀림 없을것이라는 선입관으로 이 기사를 여기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닐까?
고희(古稀)전까지는 내 땀으로 당당하게 밥 한 그릇씩을 깨끗하게 비웟었는데,
이젠, 마누라의 눈칫밥을 먹고 살아가자니 차아암~

청곡님의 댓글

청곡 작성일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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