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 향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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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5-11-07 15:34 조회63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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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 향수
서울 근교 마을에 제법 큰 천이 흐른다
아침과 밤, 날마다 돌다리를 건넌다
재수 좋은 어느 날
커다란 잉어 몇 마리가 꼬리를 치고
등어리 돌기를 물 위에 뽐낸다
그 의연한 자태에 시간을 멈추게 하고
아름다운 자태에 넋을 잃었다
어느 날 도시의 물은 고갈되고 색깔마저 잃었다
자태 찬란했던 잉어들은 간 곳 없고
검은 물만 바닥 위를 간신히 덮는다
그 순간 내 마음은 도시를 떠난다
지금도 쪽빛색 뿜어내며 흐를 고향의 여울 물
새삼 그곳이 그리워진다
가고파라 보고파라
갑자기 떠오르는 고향의 여울 물
집을 팔고 땅을 팔아서라도
영원히 보고 싶은 그 고향의 물
누군가 인위적으로 키운 잉어는 없어도
어디에서 왔는지 모를 피라미와 모래무지
그리고 물가에서 쉼 없이 꼬리치는 실낱같은 송사리들이
노니는 그곳
그곳이 지금도 살아 있을까
땅은 왜 샀고 돈은 왜 벌었나
그 많은 세상을 다녀봐도
그 많은 인생을 겪어봐도
가장 아름답고 가장 믿을 존재는
오직 하나 그 개울가 하이얀 모래 위에
꼬리치는 송사리 떼
내 마음에 존재하는 맑은 물은 어디에 있는가?
하이얀 모래 위에 꼬리치는 송사리 떼
그들이 노니는 내 고향에 있다
가슴 가슴마다 파고 드는 그리운 고향
고향의 주소는 달라도 고향은 하나
바늘 같이 가는 송사리 떼 노니는 그 좁은 공간!
202511.7.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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