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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부가 지도자의 길을 막고 있다(EVERG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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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VERGREEN 작성일14-06-27 09:29 조회7,3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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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박근혜는 좌익에게 대우 받지 못하는 좌익이다. 그녀의 성향을 판단하기에는 아버지 박정희가 좌우익 모두에게 커다란 장막이다. 2002년 김정일이 보낸 특별기를 타고 북한을 방문하기 전부터 박근혜의 통일사상이 싹트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시대에 맞지 않다고 여긴 아버지의 부국강병을 내치고 노벨평화상에 빛나는 김대중의 경이로운 햇볕정책을 롤 모델로 그 사상을 키워왔던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 이념적 불순 세력을 제거하겠다거나 국방을 튼튼히 하겠다는 보수적인 사상보다는 중도적인 정책으로 국민의 지지를 두루 얻는 것이 관건이었다.


우익이 박근혜를 경시하는 이유 중에 아버지의 정적 김대중을 찾아가 지난 일을 사과하였다는 것에 단순히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분단 된 조국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가난을 딛고 일어섰던 아버지의 현명하고 애국적인 정책을 그 딸이 폄하한다는 것과 김대중을 파악하지 못하는 그녀의 무지에서 오는 기회주의적인 처신에 분노한 것이다. 박정희의 한국적 민주주의는 그녀가 섣불리 나서서 사과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아버지와 함께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던 국민에게 경거망동을 사과해야 한다.


우리는 죽도 밥도 아닌 박근혜가 싫었지만 상대가 꼬리가 아홉 개인 문재인이라 속는 셈치고 표를 주었다. 그리고 선거를 계기로 돌아 온 탕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러나 냉혈한 박근혜는 표만 먹고 또 사라졌다. 오늘날 좌익의 시녀가 된 박근혜는 좌익이 세월호에 눈물 흘려라 하면 눈물 흘리고 문창극을 사퇴시켜라하면 사퇴시킨다. 5.18의 비석을 눈물로 부여잡고 인사는 야당에 맡겨버린 그녀는 고양이 앞의 쥐처럼 허둥대는 영혼 없는 통치자이다. 결국 정홍원의 유임이란 처방으로 꼬리를 내려버린 박근혜의 위상은 지금 어느 구석에도 남아있지 않다.


어나니머스의 ‘우리민족끼리’가입자 명단은 진작에 산산히 부서진 이름들이 되었고, NLL 사초실종 건도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왜? 채동욱은 목이 날아가고, 이석기는 구속되고, 통진당 해체 건은 진행 중인가? 거기엔 이유가 있다. 채동욱은 대통령 당선을 의심했고, 통진당 대표 이정희는 “다카키 마사오의 딸을 낙마시키겠다”고 전 국민 앞에서 모멸하니 박근혜의 입장에선 죽어 마땅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통진당 이석기도 덤으로 엮인 것이다.


닮으라는 아버지는 안 닮고 김영삼의 인기, 김대중의 햇볕, 노무현의 아집, 이명박의 중도, 이회창의 냉정함을 골고루 다 닮아 있다. 그 아버지의 다른 딸로 살아가고 있는 무능한 독선주의자 박근혜에게 해바라기를 하는 것은 부질없는 희망이다. 자기를 반대하는 국민에게 민심을 얻고 북한을 회유하여 통일 혹은 가시적인 남북화합이란 굵은 선을 긋는 것이 정치인생의 목표다. 그래서 그에게 지지율은 생명줄이다. 어디 감히 그녀 앞에서 종북척결이란 말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박근혜를 사모하는 사람들은 잘 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걸었다가 그의 처사에 갈수록 실망을 하고 있지만 박근혜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문창극에 대한 처사에도 기대를 걸지 않았으니 실망도 없었다. 문창극이 총리가 될 수 없음은 나와 있는 답이었다. 단지 국민의 여론에 더하여 불의에 굴하지 않는 의지를 보임으로서 우익으로 하여금 사악한 KBS를 비롯한 좌익을 공격하고 그 입지를 좁히는데 매개체가 되기를 바랬을 뿐이다.


우리는 박근혜를 좌익에게도 뺨을 맞고 우익에게도 뺨을 맞는 어리석고 불쌍한 중도주의자로 보아왔으나 그는 중도가 아닌 좌익에 가까우며 햇볕정책의 수제자에 다름 아니었다. 그녀가 좌익과 싸울 때는 우익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개인적 자존심이 상할 때였었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지혜롭지도 못한 그녀의 DNA는 생김새만 아버지와 어머니를 닮았을 뿐 그들의 영혼은 닮지 않았다. 생판 다른 가족이다.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혼백이 매인, 영웅 박정희의 부끄러운 딸로 우리는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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