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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당시 생매장당한 이도종 목사 이야기(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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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바람 작성일14-07-29 00:27 조회9,306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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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3일 오후 11시에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2리 교차로에서 제주4.3정립.연구유족회와 안보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도종 목사 추모비 제막식이 있었다, 이도종 목사는 제주1호 목사이기도 하고, 순교 1호 목회자이기도 했다, 이도종 목사는 제주4.3 당시 순회 예배를 가던 중 무장폭도들에게 붙잡혀 생매장을 당했다. 이도종 목사 추모비는 생매장 당한 그 자리에 세워졌다,

 

이도종 목사 추모비 현장에는 그 전에 세워진 표식비가 2개 더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표식비의 내용에는 정확한 사실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제주4.3정립연구유족회와 안보단체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추모비를 세우고, 추모비에는 왜곡됨이 없이 사실적 내용들을 새겨 넣었다,

 

제막식에는 70 ~80여 명의 인원이 참석했다, 일정 관계로 안보단체 회원들이 많이 불참한 대신에 교회 신도들이 참석이 많았다, 교회 신도들의 참석이 많았던 이유는 이도종 목사가 제주지역 교회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명망이 높았던 목사였기 때문이다, 제주노회장 류승남 목사가 준비한 추도사에는 이도종 목사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이 절절이 묻어났다,

 

이도종 목사는 1892년 9월 13일 애월읍 금성리에서 태어나 평양 숭실중학교를 졸업하고, 전도사로 활동하던 중 상해임시정부의 군자금 모금 사건에 가담하기도 했다, 1929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서귀포교회, 중문교회 등 10여개 교회를 개척하며, 제주지역의 농어촌 지역에서 활발한 전도 활동을 펼쳤다, 그러던 중 4.3으로 시국이 어지럽던 날에 이도종 목사는 부인의 만류를 뿌리치고 순회 목회를 나섰다,

 

1948년 6월 18일 이도종 목사는 고산을 출발하여 화순교회로 가던 중 무릉리 인향동 산길에서 무장폭도들과 마주쳤다, 4.3의 무장공비들은 기독교에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진압군으로 제주에 들어온 서북청년단에 기독교인들이 많았던 것이 이유이기도 했지만, 공산주의와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대립 관계였고, 애초부터 공산주의는 종교를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런 연유로 4.3에서 폭도들에게 불태워진 교회가 5개나 되었다,

 

이도종 목사는 산속으로 끌려갔고 "양놈의 사상을 전파하는 예수쟁이", "미 제국주의의 스파이"라는 혐의로 취조를 받았다, 어느 무장폭도가 "예수교가 그렇게 좋다면 공산인민이 이 싸움에서 이기도록 기도를 하라"고 조롱 섞인 질문을 하자, 이도종 목사는 "나는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지도 않고 죄 없는 양민을 죽이는 무신론 집단의 승리를 위해 기도할 수 없소"라고 대답했다,

 

무장폭도들은 이도종 목사를 두들겨패며 구덩이로 몰아넣었다, 이도종 목사는 구덩이에 순순히 들어가면서 잠시 자신의 가방을 달라고 했다, 가방에서 성경과 찬송가, 회중시계를 땅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나는 이제 하나님 곁으로 갈 것이니까 이것들은 필요 없으니 당신들이 나눠 가지시오, 부디 여러분도 예수 믿고 후일 하늘나라에서 만나세"

 

구덩이 속에 있는 이도종 목사 위로 흙이 뿌려지기 시작하자 이도종 목사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시작했다, "하나님 아버지, 저의 기도를 들으셔서 이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저들의 영혼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저들은 자기들이 얼마나 잘못된 일을 저지르는지 알지를 못합니다. 저들이 예수 믿고 구원받게 해주옵소서”이도종 목사는 죽음을 앞에 두고도 자기를 죽이려는 자들을 위해 용서의 기도를 드렸다.

 

"주여, 내 영혼을 받으소서", 이도종 목사 위로 흙과 돌이 던져지면서 이도종 목사의 기도 소리는 잦아들었다, 그리고 기도소리가 그쳤다, 이도종 목사를 생매장한 흙 위로 가시덤불과 나뭇가지들이 덮여졌다, 행방불명되었던 이도종 목사의 소식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후일 생포된 무장폭도에게서 이도종 목사의 회중시계가 발견되면서였다, 폭도는 당시 현장에 있었고, 폭도의 진술로 이도종 목사의 생매장 진상은 생생히 밝혀질 수 있었다, 이도종 목사가 순교한지 1년이 지난 후였다,

 

희안하게도 생포된 폭도가 배가 고파 내려온 곳이 이도종 목사의 자택이 있던 동네였고, 폭도를 붙잡은 사람은 이도종 목사의 친동생인 기종과 성종이었다, 폭도의 안내로 현장을 찾아가 이도종 목사의 시신을 발굴했을 때, 시신은 부패되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당시 그날 아침에 입고 나갔던 비둘기색 두루마기와 엎드려 기도하는 모습은 그대로였다,

 

 

이도종 목사의 장례식에는 인근 교회 성도와 이도종 목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오늘은 그런 죽음을 당했던 이도종 목사의 추모비 제막식, 아마도 65년 전의 그 장례식도 지금쯤이 되었고, 오늘처럼 뙤약볕 아래였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그의 추모비 옆에 낭창한 바람을 맞으며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이도종 목사를 추억하는 사람들은 그가 다녔던 교회에 추모비를 세웠다, 이도종 목사 추모비는 여러 곳에 있다, 생매장터에도 표식비가 두 개나 있다, 교회 측에서 세운 것들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이도종 목사를 생매장한 폭도들을 '무장대'로 표현하고 있다, 도대체 무장을 했다면 그들은 누구였으며, 무엇을 위해 무장을 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금 세워진 추모비에는 이도종 목사를 생매장하여 살해했던 폭도들을 '무장공비'라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무장대라고 표현했던 표석들은 폭도를 폭도라 부르지 못했던 좌경화 시대의 산물들이었다, 이런 부정확한 표현은 이도종 목사의 희생을 헛되이 하는 것이며, 역사의 진실을 가리는 은폐물이 될 뿐이다,

 

행여나 대정읍 무릉리를 지나가게 되거들랑 무릉2리 교차로, 대정읍 무릉리 산63번지에 있는 이도종 목사의 추모비 앞에서 걸음을 멈추라, 그의 추모비 앞에 서면 자기를 죽이는 폭도마저도 용서했던 이도종 목사의 목소리가 들릴 것이니, 그의 추모비 앞에서 잠시 모자를 벗고 예를 올리면 역사가 그대에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비바람

댓글목록

차기대통령님의 댓글

차기대통령 작성일

1892년 출생인가요?

한글말님의 댓글

한글말 작성일

참으로 마음아픈 제주4.3 폭도의 희생자 이야기..!
이도종 목사님은 진정한 하나님의 종이었습니다!

한데, 차기대통령 님 질문을 나도 하게 됩니다.
'이도종 목사는 1982년 9월 13일 애월읍 금성리에서 태어나'
여기 생년월일을 바로잡아 주시기 바랍니다.

비바람님의 댓글

비바람 작성일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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