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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하게 시행되는 유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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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4-22 19:31 조회17,3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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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심하게 시행되는 유통법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대형마트 및 대기업 슈퍼마켓(SSM)이 한 달에 두 번씩 문을 닫는다. 전통 재래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조치라 한다. 하지만 이 뉴스를 접하면서 정부를 향해 욕을 퍼붓지 않는 사람 드물 것이다.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가가 직격탄을 받는다고 한다. 농가의 주말 매출은 평일에 비해 2배라 한다. 주말 쇼핑인구가 그만큼 많은 것이다. 그런데 주말을 막아놓으면 농가가 얼마나 엄청난 피해를 보겠는가? 특히 신선채소류는 저장이 불가능해 주말 출하량을 덤핑처리 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영세 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더 많은 영세 상인의 눈물을 짜내는 것이다.

대형마트나 SSM은 휴무에 따른 매출 감소를 다른 방법으로 보상받기 위한 이벤트 및 할인행사를 한다. 소비자들은 주말을 피해 주중에 미리미리 구매를 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한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한다. 그렇다면 재래시장 골목상권에 돌아가는 이득이 무엇인가?

이 법은 소비자의 자유를 구속한다. 많은 소비자들은 한 장소에서 편리하게 여러 가지를 구입하고, 많은 상품들을 구경하면서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어 한다. 특히 주중 내내 바빴던 가족들은 주말이나 심야 쇼핑을 일종의 여가로 즐긴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현재로선 대형마트 및 SSM의 강제휴무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건 무리다.

유통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유통단계를 줄이고 중간 마진을 없애 소비자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 과정에서 물가도 떨어지고 산업 발전도 가능하다. 전통시장이나 영세 상인 역시 정부만 쳐다보지 말고 스스로 품질을 개선하고 제품을 다양화하며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처럼 정부를 상대로 하소연만 하는 것을 장기적으로 옳지 않다. 지극이 없으면 누구나 나태해진다. 골목에도 자극이 필요한 것이다.


2012.4.22.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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