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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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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5-20 00:19 조회15,7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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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비 정신!


창의력 없는 사람들 중에는 과시 컴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사치하고 과소비하고 과시한다.

반면 창의력을 기르고 자아를 실현한 사람들은 스스로 자극(stimulus)을 만든 사람들이다.

자극이 없으면 나태해 진다. 그 자극이 내면적인 자극일 때에 사람은 성숙한다. 그러나 그 자극이 “누구는 잘도 살더라”라는 식의 외향적인 것일 때는 부나비 삶을 살 게 된다.

창의력을 기르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은 그의 능력을 과시하지 않아도 “주머니 속에 감추어둔 뾰족한 추(낭중지추)”처럼 그 능력이 솟아난다.

나는 어릴 때 “속이 빈 사람은 낮에 비단옷을 입고 속이 찬 사람은 밤에 비단옷을 입는다”라는 말을 아버지로부터 여러 번 들었다. 낮에 비단옷을 입는 사람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 인생을 사는 사람이고, 밤에 비단옷을 입는 사람은 자아를 실현하는 사람이라는 뜻인 듯 싶었다.

그 후부터 학교에서 선생님이 “이거 아는 사람 손들어요”할 때마다 나는 손을 들지 않았다. 다른 애들이 “저요 저요”하면서 고사리 손을 흔들어 보일 때마다 나는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다른 애들이 모르는 질문이 있었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선생님이 나를 지명하면서 대답해보라고 했다. 나는 아는 대로 대답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나를 일으켜 세우더니 회초리로 손바닥을 때렸다. 왜 알면서도 “애늙은이”처럼 손을 들지 않느냐는 것이다.

나는 그 후로도 손을 들거나 누구 앞에 나타나는 것을 몹시 수줍어했다. 어느 한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었지만 그들은 언제나 나를 알아주었다. 남 앞에 요란스럽게 나타나는 사람은 발전이 멈춰진 사람이다. 권력을 가지고 행세를 하는 사람은 바로 그만큼이 한계인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단옷은 밤에 입어라”는 말은 내 인생과 색깔을 조형해온 가장 훌륭한 좌우명이었던 것 같다.

남보다 앞서가는 사람, 자기가 되고 싶어 하는 인간상을 만들어내고 싶은 사람, 자기의 삶을 자기 식대로 살아갈 수 있을 만큼의 자유를 누리고 싶은 사람,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고 싶은 사람은, 남보다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생각하고 그래서 외로운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나는 여기에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 스스로 자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나보다 훌륭한 사람을 만나서 자극을 받아야 한다. 자극이 없는 개인과 집단은 나태해 진다.

둘째, 조작난 시간을 이어 쓰는 것이다. 충분한 시간은 누구에게도 없다.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조각난 시간에 읽으면 어느 듯 책 한 권이 읽어진다. 어려서 비좁은 버스에서 영어단어를 외우기 위해 조그만 쪽지에 깨알 같은 글씨로 영어단어를 써 가지고 다니던 생각이 난다. 그 종이쪽지를 마련해 가지고 버스를 타면 버스 안에서도 외우고 길을 걸으면서도 외울 수 있지만 그것을 준비하지 못하면 수많은 시간의 조각들이 허공에 흩어지고 만다.

나는 37-39세에 응용수학으로 미국에서 만학을 했다. 체력 단련을 위해 매일 같이 30분간 뛰었다. 매일 30분씩을 할애한다는 것은 미국의 스파르타 식 박사과정에서는 좀처럼 엄두를 낼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뛰었다. 뛰기 전에는 반드시 뛰면서 풀어야 할 수학문제를 머리에 담고 뛰었다. 뛰면서 칠판에 가득할 수학기호들을 연상하면서 문제를 풀었다. 뛰면서도 희열을 느꼈다. 하루를 걸으면 열흘을 거르게 된다. 열흘을 거르지 않기 위해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비가 와도 뛰었고 새벽 3시에도 뛰었다. 당시는 괴로운 극기였지만 그 극기가 오늘날 내가 누구의 구속도 받지 않고 그야말로 자유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며 절대자와 결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성실함의 증표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비싼 음식을 사먹을 만큼 윤택하지는 못하다. 가장 편안하게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 호프집이다. 세계에서 가장 못살면서도 가장 행복을 누리면서 사는 사람들이 스리랑카 사람들이라 한다. 나 역시 동네 선술집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 그것이 나의 ‘my way’ 이다. 내가 마시는 호프 잔속에는 수많은 그림과 동영상들이 그려진다.

행복은 돌 틈에 숨어있다. 그 돌 틈에서 소중하게 하나 하나 꺼내야만 내 것이 될 수 있다. 그런 행복은 somebody(유명인)에 보다는 nobody(무명인)에 많다. 정말로 인생을 아끼는 사람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nobody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인간적인 멋과 낭만과 웃음이 결여된 somebody보다는 그것이 꿀 같이 흐르는 nobody로서의 삶을 가꾸어 갈 때에 인생은 정말로 살맛이 나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그렇지를 못할까!


2012.5.20.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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