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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뻔질나게 군부대를 방문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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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2-24 18:53 조회19,0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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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이 뻔질나게 군부대를 방문하는 이유
 

김정일이 군부대를 방문한 횟수는 2009년 16회, 2010년 12회, 2011년 16회 정도라 한다. 하지만 김정은은 집권 2개월 만에 14회나 군부대를 찾았다. 4일에 한 번 꼴로 군부대를 방문한 것이다.  

그가 군부대를 찾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 의미는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은 그가 아직 군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지런히 다니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군을 장악해야 모든 걸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 병영국가의 상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이 군사도발을 통해 군의 지지를 얻으려 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겨냥해 도발을 할 수 있다고도 전망한다. 국방부 장관은 “내부 결속 차원의 도발이 예상되며, 4월 15일 이후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힘을 과시하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 핵실험 등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필자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군을 열심히 찾아다닐수록 김정은은 군의 ‘나이든 간부’들로부터 냉소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나이 겨우 28세이기 때문에 그가 이해할 수 있는 분야는 오직 가장 간단 단순한 병정잡기 놀음일 것이다. 그가 군을 방문하는 것은 군의 속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오직 겉을 보고 악수를 하고 다니는 것뿐이다. 이런 식으로 다니면 그는 군의 속성도 전략도 모르고 외교도 모르고 경제도 치안도 다 모른다.  

그러면 북한에서 군사보다 더 어렵고 중요한 외교는 누가 주도할 것이며 군사전략은 누가 통제할 것이며 주민을 먹여 살리는 문제는 누가 고민해야 하는가? 아마도 노련하고 인맥이 넓고 호방하다는 장성택이 주도할 것이다. 그러는 동안 김정은은 그냥 군부대로 놀러다니는 것이다. 속된 말로 “야, 정은이 너는 부지런히 군부대나 다녀”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유도탄 발사는 강행할 수는 있겠지만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폭침과 같이 국제사회에서 점수를 잃는 무식한 행동을 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이런 테러공격은 오직 김정일에 생태적으로 존재하는 버릇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장성택이 북한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면 그는 ‘이익 없는 이런 행동’을 더 이상 허락할 것 같지 않다.  

그가 북한 간부들이나 주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으려면 가장 먼저 먹거리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시점에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 국제사회는 “북한이 변한 게 없구나, 못 말리는 깡패들이 아직도 설치고 있구나” 이렇게 단정하고 북한에 식량을 주지 않을 것이다.  

사실 북한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우리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주민을 먹여살릴 쌀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 있어 쌀은 핵보다 더 치명적인 존재다. 쌀을 주자는 사람들은 그래서 역적인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핵 때문에 북한에 절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북한은 쌀 때문에 우리에게 절을 해야 할 형편에 있다.

 

2012.2.2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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