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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합지졸 강요하는 군 지휘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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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5-03 16:23 조회25,1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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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합지졸 강요하는 군 지휘체계


국회 인사청문회를 할 때 국방장관은 후배들이 매우 똑똑해서 2012년 전작권을 넘겨받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 말을 듣고 국방장관이 무얼 몰라도 한 참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천안함의 수모를 겪고 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당시 국방장관은 역시 군을 잘 모르고 있었다. 천안함이 격침당했을 때 백령도 해병에는 인명을 구출할 수 있는 장비들이 있었지만 해군으로부터 상황설명도 없었고, 구조요청도 없어 출동하지 못했다는 기사가 있다.


북한 사단장은 작전만 벌어지면 먼저 공군에 출동준비 비상을 걸어놓은 후 육군사령부에 가서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공군이 어떤 식으로 지원해야 하는가를 생각하여 육군에 제안하고 육군과의 합의를 거쳐 즉시 공군을 출동시킨다고 한다. 이는 필자가 연구소에 있을 때 1986년 이웅평 대위를 3일간 빌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북한 이야기를 유도하면서 들었던 말이다.

반면 우리는 연락장교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현장에서 Two-Way 소통으로 시너지를 내지만 우리는 부정확한 리모트 수단을 통해 One-Way 소통을 하는 것이다.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미군과 한국군 사이에는 연락관 시스템을 둔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계획이다. 한마디로 원시적이다.


필자는 1970년 여름부터 1년간 월남에서 포대장을 했다. 포대장에 부임하자마자 필자는 밤마다 그리고 작전 때마다 이웃에 있는 제2대대 보병 상황실로 올라가 보병상황실에서 육군 상황을 파악하며 지냈다. 물론 포대에도 상황실은 있었다. 보병의 작전상황을 필자의 눈으로 직접 파악한 후 포병 지원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서 육사 선배장교인 대대 작전관에 제의하고 합의를 거쳐 포병지원을 해주었다. 물론 제2대대장과 보병 장교들은 그런 필자를 매우 좋아했다.


그 이전에는 어떻게 했는가? 이웃 보병 대대와 이웃 포병 포대 사이에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보병은 포병에게 어디 어디에 포탄 몇 발씩의 포탄을 때리라는 식의 요청을 명령조로 했고, 포병은 우리가 당신들 부하냐며 저항을 했다. 피차간의 자존심 싸움이 지속돼 온 것이다.


지금 우리 군에는 육해공군 상호간에, 부대 상호간에 그리고 고급 부서상호간에 이런 식의 문제가 널려 있을 것이다. 이는 매우 간단한 문제이지만 누구에게나 관찰되는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누구에게나 보이는 게 아니다. 고급 사령부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며 이른바 유관부처에 협보사인을 받도록 해오고 있겠지만 이는 한가한 사령부의 행정에 국한될 뿐이다.         


필자는 현역 중령 때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늘 변치 않는 생각을 하나 견지해 오고 있다. 전국의 작전지역을 동부, 서부, 남부로 가르고, 각 작전 지역에 육해공해병대 공동상황실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번 서해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황실에 육해공군해병대 대표들이 함께 근무했다면 자연스럽게 공동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육해공군해병대 전력 수단들이 동시다발로 동원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각군 사이에 통신 기기마저 제각각이라 하드웨어 상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통신 시스템이 합동기능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 단위 작전에서 합동 작전이 수행될 수 있는 인프라가 깔렸을 때 합참의장이 의미를 갖는 것이다. 이런 인프라가 없는 상태에서는 함참의장이 옥상옥의 걸림돌만 된다.  


사실 군에서 가장 크다는 육군의 경우, 모든 장교들은 육군총장을 우러러보지 합참의장을 우러러 보지 않는다. 지위 상으로는 억지춘향 식으로 합참의장이 상위이지만 사실상의 권위는 육군총장에 있다. 군령이라는 것은 모든 부하들이 군령권자를 존경하고 따를 때에 효력을 갖는다. 지휘는 행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이 전제돼야 하는 것이다. 늘 부하들과 얼굴을 맞대고 서로가 서로를 아는 그런 육군총장이 군령권에서 제외되고, 얼굴조차 모르는 합참의장이 지휘를 한다고 하니 호흡이 맞을 리 없고, 신뢰를 할 리가 없다. 오합지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총장에게 군령권이 없다면 각군 본부에는 정보 작전 참모부도 없애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각군에 정보작전 참모부가 있다. 총장에게 군령권이 없으면 계엄사령관도 합참의장이 해야 한다. 그러나 합참 의장에게는 계엄령을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 조직이 없다. 제대로 된 조직도 제대로 된 기능도 없이 오합지졸 식으로 늘어만 놓은 것이 현재의 군 조직이다.


옛날 박대통령은 손수 특검단(특명검열단)을 만들어 놓았다. 대통령의 신임하는 3성장군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고 특검단장은 대통령에 직보를 받았다. 보안사령관처럼. 여기에는 두 가지 기능이 있었다 하나는 전력증강사업(율곡사업) 관리를 감시하는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군을 항시 전쟁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수시 불시 겸열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김영삼과 이양호가 이를 없애버렸다.


율곡감사는 당시 국방부 감찰실에서 하면 되고, 전배태세 건열은 합참의 전비태세검열실(2성장군)에서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감찰실은 장관이 싫어하는 감찰을 할 수 없고, 전비태세검열실은 합참의장이 싫어하는 일을 할 수 없다. 조직과 인간은 자극(stimulus)이 없으면 나태해 진다. 나태함은 조직의 암이다. 옛날의 특검단을 다시 살리지 않으면 군은 절대로 나태해지게 돼 있다. 그 나태함이 이번 천안함의 수모를 부른 것이다.


필자가 가장 싫어하고 증오하는 것은 군 간부들이 너무나 거짓말을 잘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군의 거짓말에 질린 사람이다. 군에 거짓말이 마구 통용하는 한, 군은 절대로 이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 썩은 정신에 무슨 애국과 창조의 영혼이 깃들겠는가? 

기회가 있다면 필자는 군이 절대로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 놓고 싶다. 그럴 리는 전혀 없겠지만 만일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민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멋진 군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이것이 필자의 마음에 DNA처럼 담겨있는 항재전장 의식일 것이다. 


2010.5.3.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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