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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능력 없는 집단엔 명예도 독립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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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1-23 17:56 조회28,7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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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정능력 없는 집단엔 명예도 독립도 없다
  
            

필자는 미국의 공인회계사협회(AICPA)에 대해 비교적 익숙해 있다. 공인회계사가 도덕률에 어긋난 행동을 하면 법으로 가기 전에 먼저 협회에서 제재를 받는다. 그래서 협회에서 살아남은 공인회계사들은 높은 도덕률에 대해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다. 프로집단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자정능력이 있는 것이다. 

필자는 미국의 월터리드 병원에 가서 하루 종일 병원의 의사들이 나날이 의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스템적 장치가 돼 있는가를 추적한 적이 있다. 병원간부는 기쁘다는 듯이 신나게 말을 해주었다.
병원에는 학교, 연구소, 진료서비스의 세 파트가 있는데 의사들은 이 세 파트를 의무적으로 회전 이동하여 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한 때는 교수, 그 다음은 연구, 그 다음은 진료를 하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의사의 의술이 발전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나라의 사법부가 법관들의 판단능력을 향상시키고, 소액재판소(Small Claim)를 운영하는 등 국민을 위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수많은 판사들이 자기 분야의 판례들조차 제대로 찾아 연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오랜 관찰이다. 


대법원은 1월 15일 강기갑 민노당 대표의 폭력에 무죄를 선고한 서울남부지법 판결에 대한 비판 여론과 관련해 '대법원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확정되지 않은 재판에 대한 최근 일련의 비판적 성명이나 언론 보도가 그 한계를 넘어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할 수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대법원장의 주장에는 권리의식만 보이고 책임의식은 보이지 않는다.


신평 전 헌법학회장은 판사실에서 돈뭉치가 오갈 정도로 썩은 사법부를 개혁하자고 제창했다가 불이익을 받았다 한다. 이러한 분위기가 시정됐다는 소리를 아직 듣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사법부는 어린 판사들의 중구난방으로 설치는 오합지졸의 부대가 됐다. 그런데도 대법원장의 발언을 보면 개선의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자정능력이 없는 사법부는 외부의 힘에 의하여 시스템적으로 개혁돼야 한다.  비판만 받으면 파르르 떨면서 ‘사법부 독립’만 외치는 이런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의를 위탁할 수는 없는 것이다.  


2010.1.23.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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