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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받으려고 타미플루 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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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09-12-22 13:35 조회30,9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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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박받으려고 타미플루 줬나?


12월 8일 대통령이 느닷없이 국무회의에서 "북한에 최근 신종플루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있는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해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 인도적인 차원에서 조건 없이 치료제를 지원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부처들은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움직였다. 


12월 18일 오전 09:03분, 타미풀루를 전해주기 위한 9명의 인도단과 8대의 수송차량이 군사분계선을 통과한 뒤 곧바로 개성 봉동역에 도착해 타미플루 40만 명분과 리렌자 10만 명분을 북측에 인도했고, 의사 2명과 약사 1명이 북측 보건 분야 관계자에게 치료제 복용방법과 제반 주의사항을 전했다. 10억원 상당의 손세정제는 내달 중하순께 북한에 보낼 예정이라 한다. 이 모두가 178억원어치였다고 한다. 북한에 전달된 이 타미플루는 주민들을 살린 것이 아니라 주로 북한의 고위층 사람들을 살렸을 것이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같은 날 개성공단에 북한 근로자용 신종플루 치료제 1,000 명분과 공단 내 북측 의료진용 신종플루 백신, 열감지 카메라 등을 제공했다 한다. 이를 받으면서 북한 보건성 약무국장 한수철은 "남측에서 경험을 좀 더 쌓았으니까, 이걸 보낸 데 대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라는 자존심 이 가미된 인사를 했다 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한지 3일 후인 12월 21일, 북한은 우리를 향해 적대감정을 표하고, 협박을 했다. 북한 해군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 해군은 아군 서해상 군사분계선 수역을 우리의 해안 및 섬 포병 구분대의 평시 해상사격 구역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북측이 말하는 '서해상 군사분계선'이란 1999년 김대중을 믿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던 것이다. 1953년 휴전 때 제해권을 장악하고 있던 유엔군이 설정해 지금까지 지켜져 오는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고 서해 5도(백령도·연평도·대청도·소청도·우도)를 모두 북측 수역에 들어가도록 멋대로 그은 선이다.


북한은 1984년 우리 수해 때 지원 물자를 서해로 싣고 와 NLL에서 우리에게 인계하고 돌아갔고,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도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해 온 구역'이라는 표현으로 NLL의 실질적 존재를 인정했다. 북한의 이 협박은 NLL을 무시하고 NLL근방에서 우리 어선이나 해군 함정에 언제든지 해안포나 미사일 공격을 퍼붓겠다는 것이다.


이는 무슨 뜻일까? 지난 11월 10일, 오전 11:30분경, 북한 경비정 1척이 서해 대청도 동방 11.3km 지점에 나타나 NLL을 유린하려 했을 때 우리 함정은 적 함정에게 함포 세례를 퍼부어 함체를 대파시켰다. 북한은 이때 당한 수모를 잊지 않고 있으며, 기회를 보아 설욕전을 펴겠다는 앙칼진 협박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며 여러 차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정부가 왜 북한에 필요 이상으로 목을 매는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신종플루 앓고 있는 북한의 집권 족들을 살려주니까 힘이 나서 이런 협박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이 북한 족들의 피속에 흐르는 DNA다.

2009.12.22.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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