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한국경제가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09-11-29 22:10 조회27,301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한국의 많은 경제학자들은 몇 개의 거시경제 수치만을 가지고 한국경제가 곧 일본경제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이 오늘날의 경제를 어떻게 일으켜 세웠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일본을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를 몇 가지만 알아보자.

첫째, 일본인들은 역사로부터 배우고 자타의 잘못으로부터 배울 줄 알지만, 한국인들은 5천년 역사만 자랑했지 어제의 문제들로부터 배울 줄 모른다. 일본인들은 묻혀있는 문제를 발굴해 내려고 노력하지만, 한국인들은 스스로 솟아난 문제들까지도 은닉하려 한다. 일본인들에게 어제의 문제는 곧 오늘의 지혜요 교훈이지만, 한국인들에게 어제의 문제는 곧 처벌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둘째, 일본인들은 세계에서 설계에 가장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민족이지만, 한국인들은 설계에 돈을 쓰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설계에 투신하면 밥을 먹지 못하기 때문에 머리 좋은 학생들이 법대를 지망한다. 설계는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낳는다. 그래서 설계에 돈을 쓰지 않는 민족에겐 희망이 없다.

셋째, 일본은 1946년도부터 미국이 낳은 세계적인 품질관리 거장들의 지휘를 받아가면서 과학적 품질관리에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일본은 지금세계 제1의 품질 1등국이 돼 있다. 한국인들은 그런 노력들을 생략하고 있다.

넷째, 기술에는 '문서에 담긴 기술(paper technology)'과 '생산기술(production technology)'이 있다. 미국인들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문서에 담아 놓으면 일본인들은 그것을 가장 먼저 생산 기술로 전환하여 돈을 번다. 이는 엄청난 기술 소화력이다. 그러나 한국은 오마에 겐이치가 지적했던 대로 일본 부품을 들여다 조립만 하는 통과경제(transit economy)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독자적인 생산 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남이 만든 제품을 원숭이식으로 만들어낸다. 핵심 기술이 담긴 부품과 소재는 대부분 수입한다.

다섯째, 일본의 기업들은 개선을 목표로 한다. 이윤은 개선의 결과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들은 이윤을 극대화시키려 한다. 그래서 일본 기업은 과학화를 통해 이윤을 얻지만 한국기업들은 속임수와 정경유착 등의 파행경영을 통해 단기 이윤을 얻고 있다.

여섯째, 일본 기업은 모든 의사결정을 수리공학팀의 분석에 의존하지만, 한국에서는 기업주의 후각에 의존하고 있다.

일곱째, 일본 기업들은 치열한 국내 경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배양하지만, 한국기업들은 정치적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몸집을 키우기에 집착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정한 경쟁시스템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지 않다.

여덟째, 일본에는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훌륭한 경영인들이 많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장 큰 몸체를 가지고 있는 기업인들은 사회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기업인들을 위한 배움의 모델이 없는 것이다.

아홉째, 일본 기업인들은 경영을 통해 훌륭한 경영 후계자들을 길러내지만, 한국 기업인들은 후배들을 몸종으로 부리며 퇴화시키고 있다.

열째, 일본은 누가 뭐래도 세계 제1의 품질국가요 신용국가다. 미국도, 영국도 일본의 품질관리 노력을 배우고 있다. 그들은 지난 50여 년간의 끈질긴 노력과 창의력으로 일본 고유의 품질 이론과 시스템을 창초해 냈지만 한국인들은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일본을 쉽게 따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일본과 한국과의 이러한 차이점들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극복하기 어려운 것인지를 음미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경제 정책에는 수학적 깊이와 논리가 없다.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핵심 관리들은 어린 나이에 공무원 사회에 들어와 일생을 묻은 사람들이다. 시스템적으로 보면 한국 공무원 조직은 사람의 능력을 진화시키기는 게 아니라 퇴화시키는 조직이다. 그래서 공직의 연륜이 높으면 높을 수록 고정관념의 벽도 높아진다. 이론적 체계 없이 경험만 많이 쌓으면 그 경험은 매우 위험한 고정관념으로 타락하기 쉽다. 그래서 소니사의 모리타 아키오 회장은 절대로 경험 있다는 사람을 뽑아 쓰지 않았다.

한국 경제를 시스템적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첫째, 한국경제의 위기는 국제경쟁력 위기다. 둘째, 국제경쟁력을 길러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토양은 선진국형의 시장경제 시스템이다. 아담스미스의 가격이론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 시스템이 설치돼 있는 시장경제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 셋째, 시장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바로 이러한 식의 과학적 접근방법이 없는 것이 바로 우리가 일본을 따라 잡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2009.11.29.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4,374건 463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514 김동길의 안경에 먼지가 많이 끼어있다.(commonsense) commonsense 2010-04-25 25462 161
513 천안함 증거물 찾는데 돈 아끼지 말라 지만원 2010-04-24 29467 212
512 북의 재산몰수는 외국에 호소할 수도 없는 창피한 일 지만원 2010-04-24 26339 227
511 황장엽이 이끄는 ‘정치 캐러반’ 부대 지만원 2010-04-24 25170 275
510 지난 10여년, 김정일이 좋은 사람처럼 보였다? 지만원 2010-04-24 24528 217
509 어쩌자고 이판에 김문수 띄우기 인가?(소나무) 소나무 2010-04-24 22752 113
508 북한을 믿은 사람들은 망하는 게 순리 지만원 2010-04-23 28262 283
507 생명을 살린다던 MB가 생명을 죽이고 있다(commonsens) commonsense 2010-04-23 24086 130
506 5.18하이라이트, 5.18과 북한은 "내통-야합 관계" 지만원 2010-04-23 24295 164
505 5.18의 목표는 ‘민족자주통일’[적화통일의 북한식 표현]! 지만원 2010-04-23 25024 124
504 NLL을 지키는 자와 버리는 자(소나무) 소나무 2010-04-23 21046 139
503 이런 자들이 아직도 국회의원인 나라 (만토스) 만토스 2010-04-22 23031 259
502 문제는 ‘中道’이지 매너리즘이 아니다.(소나무) 소나무 2010-04-21 21894 143
501 국민정서와 반대로 가는 존재들 지만원 2010-04-22 25948 216
500 천안함 책임의 80% 이상이 이명박에 있다 지만원 2010-04-22 24985 275
499 개운치 않은 간첩, 정말로 황장엽의 목을 따러 왔을까? 지만원 2010-04-21 27601 402
498 나라의 아들과 神(?)의 아들(소나무) 소나무 2010-04-20 22701 197
497 빨갱이 세탁기로 전락한 남자기생 서정갑&조갑제 지만원 2010-04-21 30875 514
496 피격순간 ‘적 잠수함에 어뢰발사’를 명령했어야 지만원 2010-04-20 30800 270
495 천안함 보복 어떻게 해야 하나? 지만원 2010-04-20 26067 280
494 탈북자들이 증언하는 김대중의 정체 지만원 2010-04-20 29263 303
493 천안함 사태에 대한 필자의 평가 지만원 2010-04-20 30542 274
492 천안함, 김정일 지시로 13명의 특공대가 공격했다(조선일보) 지만원 2010-04-20 29064 270
491 중도의 눈물(산하) 산하 2010-04-20 20413 175
490 조전혁의원 당신이 애국자다(만토스) 만토스 2010-04-19 21464 178
489 확정된 5.18 재판 일정 지만원 2010-04-19 29984 268
488 천안함 전사자들에게 해군장이 웬 말인가? 지만원 2010-04-19 28962 330
487 미국만이 희망이 된 비참한 처지 지만원 2010-04-19 26884 199
486 숙군의 대상은 군지휘부만이 아니라 군내 간첩망 지만원 2010-04-19 24034 234
485 국정쇄신 안보태세 강화 마지막 기회(소나무) 소나무 2010-04-19 22102 116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