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 메시지(90)] 옥중 출판에 대한 생각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지만원 메시지(90)] 옥중 출판에 대한 생각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6-03 02:14 조회15,930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지만원 메시지(90)] 옥중 출판에 대한 생각

 

감옥은 나와 투쟁해야 하는 곳

 

내가 교도소에 수감된 지 4개월 반이다. 매섭던 새벽 추위를 뚫고 나와 눈물과 콧물로 얼굴을 적셨던 사랑하는 지지자분들을 뒤로 하고, 교도소에 수용된 그날은 설을 6일 앞둔 시점이었다. 다른 정치인들에는 설을 쇠게 하고 수용하는 아량을 베풀었던 검찰이 나에게는 얼음장이었다는 서운함도 있었다.

 

내가 여기에 와서 가장 무서웠던 대상은 교도관이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 내 마음을 통제해야만 내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가 지었을 업보를 소멸시키라고 하늘이 여기에 보냈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지금까지 죽을 수밖에 없었던 여러 고비마다 역사 해주신 하늘이, 남다른 이력을 통해 강하게 단련시켜주신 그 하늘이 나에게 예비해 두신 게 있어서 여기에 보내신 거다.’ 이렇게 나를 위로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새날이 올 것입니다. 당신은 위대한 위인이 될 것입니다.” 아내의 글 한 구절을 벽에 써 놓고 하루에도 여러 번씩 읽었다. “아빠, 아빠의 이 글들은 이렇게 재미 있어요.” 자식들의 칭찬이 에너지였다. 이런 식의 격려는 가족들 말고는 아무도 해주지 않았다.

 

아빠의 족적 이야기, 소설보다 재미있어요!

 

내가 여기에 와서 쓴 글들은 시국을 돌파하기 위해 국가가, 아니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들이었다. 그중에 두드러진 것은 일본에 무조건 크게 웃어야 우리가 잘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회상]이라는 제목으로 베트남전에서 돌아와 도전했던 유학 과정을 그려 보았다. 이 글을 가족들이 읽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김씨 공부, 박씨 공부 등 공부 이야기들이 많지만, 아빠 공부는 기가 막힌 공부였다고 했다. 우리 아빠가 이런 아빠였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의 족적]이라는 제목으로 내 인생 주요 이정을 회상해 보았다. 온 가족이 재미있다는 편지를 주었다. 내 식구들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e-편지를 써 보냈다. 그것이 나의 유일한 행복이다. 특히 전쟁 이야기가 재미있다고들 했다. [족적]이야기로 인해 나와 내 식구들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이 세상에 우리 아빠 같은 사람, 다시는 태어나지 않을 것 같아요.” 이것이 여기에 와서 얻은 최고의 수확이었다.

 

교도소에서 4개월에 쓴 글, 책 두 권 분량

 

손가락이 아프고 여러 곳에 못이 박혔다. 손이 떨리고 힘이 없다. 그래도 개미처럼 하루 종일 쓴다. 이렇게 4개월 동안 쓴 글이 책 두 권 분량이 될 것 같다. 한 권은 [지만원의 옥중 회상], 다른 한 권도 [지만원의 옥중 메시지], 출판비의 제한성 때문에 [옥중 회상]부터 냈으면 한다. 전자는 시사성이 없는 책이고 후자는 시사성이 있는 책이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한, 어차피 읽을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아 전자를 먼저 출간하고 싶다. 그것도 소량으로.

 

옥에서 얻은 부산물

 

그다음 내가 여기에 와서 얻은 부산물(By Product)은 누가 내게 진국인 사람이고, 누가 아닌지를 직접 느끼게 되었다는 점이다. 나는 팔자가 사나워 이번이 교도소 경력 세 번째다. 2002년에는 광주로 끌려가 101일을 살았고, 2007년 말에는 이명박의 고소로 인해 이곳에 와 4개월 반을 살았다. 두 차례 다 가장 가깝게 접근했던 사람들, 나에게 가장 충성한다고 경쟁까지 벌였던 사람들이 가장 악하고 유치하게 배신을 했다. 이번에도 나를 배신한 사람이 있다면, 내가 훗날 여기를 졸업하고 대문을 나설 때 내 옆에 나타날 수 없을 것이다. 나를 배신한다고 해서 이익을 보는 것도 아닌데 심성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더라.

 

2023.05.31.

지만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4,339건 9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4099 [지만원 메시지 449] 회원님들께 인사 드립니다. 관리자 2024-11-27 8446 179
14098 [지만원 메시지448] 5.18 조사위 보고서 가처분 구두 변론 … 관리자 2024-11-27 6425 113
14097 [지만원 메시지447] 5.18전선 확대해야 관리자 2024-11-26 7464 171
14096 홈페이지 관리자가 회원님들께 알려드립니다. 관리자 2024-11-22 10738 201
14095 [지만원 메시지446] 무동산의 진달래 (추가서면) 관리자 2024-11-06 25028 166
14094 [지만원 메시지445] 윤석열호의 급침몰과 우익의 자세 관리자 2024-11-06 24826 179
14093 [ 지만원 메시지 444 ] 광수는 과학이다 관리자 2024-11-06 23859 175
14092 [지만원 메시지443] 윤석열⁃ 한동훈의 벼랑 끝 결투 관리자 2024-11-04 26104 137
14091 [지만원 메시지 442] 윤석열 부부, 한동훈에 무릎 꿇어 관리자 2024-11-02 28339 171
14090 [지만원 메시지 441]국면 전환용 북풍 놀음 중단하라. 관리자 2024-11-01 28734 167
14089 [지만원 메시지 440] 삼각지 구미호! 관리자 2024-11-01 28208 175
14088 [지만원 메시지439] 가석방 불허 명령은 김건희 작품! 관리자 2024-11-01 24734 179
14087 [지만원 메시지438] 세상이 바뀌었다. 새 눈을 뜨자. 관리자 2024-10-31 11089 164
14086 [지만원 메시지437] 통일부 즉시 해체해야 관리자 2024-10-31 10765 125
14085 [지만원 메시지436] 대통령 물러가라! 관리자 2024-10-31 10598 128
14084 [지만원 메시지435] 윤석열의 수치 불감증 관리자 2024-10-31 8408 114
14083 [지만원 메시지434] 윤석열, 국가 파괴, 추태 멈추고 내려와… 관리자 2024-10-31 5628 110
14082 [지만원 메시지 433] 북풍공작은 위험한 불장난! 관리자 2024-10-31 5051 115
14081 [지만원 메시지 432] 노벨 문학상 심사위원 제위께 관리자 2024-10-31 5298 146
14080 [지만원 메시지431] 북- 러에 드리운 황혼 관리자 2024-10-28 8609 200
14079 [지만원 메시지430] 임종석과 지만원이 데칼코마니? 관리자 2024-10-25 11008 166
14078 [지만원 메시지429] 여야 의정 협의체 전망 관리자 2024-10-25 10715 122
14077 [지만원 메시지428] 한동훈의 분노 관리자 2024-10-25 11000 133
14076 [지만원 메시지427] 한동훈계의 분노 관리자 2024-10-24 11558 148
14075 [지만원 메시지426] 정규재 등 안면 인식 과학 부정한 사이비… 관리자 2024-10-24 11785 187
14074 [지만원 메시지425] 국군 박살, 국민 박살! 관리자 2024-10-24 11243 148
14073 [지만원 메시지424] 역사는 선동자가 만든다. 관리자 2024-10-24 11432 148
14072 [지만원 메시지423] 양심 팔아먹은 3대 악 관리자 2024-10-24 8750 141
14071 [지만원 메시지422] 영구분단과 위장 탈북자 관리자 2024-10-24 5263 113
14070 [지만원 메시지421] 북한 파병의 의미 관리자 2024-10-23 6559 177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