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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또라이가 된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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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6-24 19:46 조회27,2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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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또라이가 된 사정


                     거지도 손(님)볼 날 있다더니!

6월 24일인 오늘 자유지성300인회(회장 여상환)에 가서 시국강연을 했습니다. 많은 회원님들이 80객이셨습니다. 댁에서 식솔들의 대접을 받으시면서 편히 쉬실 연세에 국가를 걱정하여 노심초사해 하시는 모습에서 이 나라의 운명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추적추적 비 내리는 늦가을 저녁이 자아내는 을씨년스러운 공기가 연상되었습니다.


이 나라를 세운 사람들도 이분들이요 이 나라의 돼 가는 꼴을 끝까지 지켜보시면서 안달해하시는 사람들도 이분들이라는 사실이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우리 시국진단 구독 회원님들 역시 여기에 모이신 어른들과 똑같은 분들이시며. 해가 갈수록 유명을 달리하시는 회원님들이 계실 때마다 이 나라의 운명이 점점 더 쇠해가는 것 같은 서글픔을 느낍니다.


저는 예전에 자유지성300인회에 여러 차례 강연을 나갔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자유지성300인회는 물론 그 어느 모임으로부터도 강연요청을 받지 못했습니다. 실로 오랜 만에 자유지성300인회로부터 강연요청을 받으면서 제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거지도 손볼 날 있다더니!“ 이 말이 나왔습니다. 또라이요 인격적으로 만신창이가 돼 있는 제게도 강연을 초청하는 단체가 다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저는 이 사회에 또라이, 꼴통,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사람, 황당한 말을 잘 하는 사람, 적이 많은 사람 등 꼬리표가 아주 많이 달린 사람입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동아일보의 아무개는 어느 우익잡지 발행인에게 ’지만원의 글을 왜 싣느냐, 그 사람은 허황되고 근거 없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충고하더랍니다. 그런데 저는 그 사람도 저도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겠거니 생각해 왔었습니다.


5.18에 대해 헛소리를 하다가 광주 감옥에 갔으니 허황된 말을 마구 하는 사람이 됐고, 위대한 김대중을 향해 빨갱이라고 하니 또라이가 된 것입니다. 한승조 같은 친일파를 편든 사람, 불쌍한 위안부더러 은장도로 자결하라 한 사람, 이명박이 빨갱인데다 어머니가 일본여자라 해서 감옥에 간 사람, 문근영의 외조부가 빨갱이라며 아름다운 선행에 색깔을 씌운 사람, 한마디로 상식을 넘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토록 저는 우리 사회에서 망가질 대로 다 망가진 인격 없는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지만원은 냉혈동물, 논리만 있고 인간다운 감정이 없다.


그 뿐이 아닙니다. 제게 장관자리나 한전사장 자리를 김상현씨를 통해 제의했던 김대중을 향해 빨갱이라 했습니다. 제가 쓴 시스템 책이 좋다며 저를 불러 식사도 함께 하고 의기도 투합하고 농작물인 피망까지 보내주었고, 오랜 만에 국회 울타리 안에서 마주치자 서로 부등켜안고 좋아했던 김진홍 목사를 향해 빨갱이라 했습니다. 저를 인자하게 대해주시던 황장엽씨를 향해 위장한 사람이라 했고, 제 글에서 응용능력이 솟아난다며 후계자들을 키우라 우정어린 충고를 하던 김문수를 의심스러운 사람이라고 경계하였습니다.  인간으로서는 참으로 할 수 없는 일을 한 냉혈동물이 바로 저인 것입니다.


특히 윤성민 장관님에 대해서는 지금도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윤성민 장관은 제가 중령으로 연구소에 있을 때 제가 연구한 것이면 모두 채택해 주셨고, 저를 아무 때나 만날 것이며 하루에 8시간도 만나주겠다고 전체회의 석상에서 공언하셨고, 황영시 참모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저를 꼭 진급시키라고 해주셨고, 12.12와 5.18책이 나오기 전까지 시국진단을 매월 구독하셨고, 어떤 날은 하루에도 세 차례씩이나 전화를 걸어 이런 약을 먹어라 저런 약을 먹어라 챙겨주시고 염려해주시던 어른이셨습니다.


그런 은인을 향해 저는 사람의 가죽을 쓰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수사기록으로 본 12.12와 5.18’책이 나오면서 그 어른과의 사이가 끊어졌습니다. 12.12역사에서 윤성민 당시 참모차장의 역할은 역사구성의 핵심요소입니다. 수사기록과 재판 기록에 나타난 그 어른의 행동을 감추어드릴 수도 없었고, 왜곡시킬 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분의 행동에 화가 났습니다. 제가 그 어른이라 해도 매우 서운하고 괘씸할 것입니다.


사실 저는 5공 시절에 5공 문화를 무지하게 싫어했고, 연구소에서 점심을 끝내고 남은 시간 연구소 영내를 떼를 지어 산책하면서 연구소 간부들은 전두환을 비난하고 비하하며 그로 인해 생긴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특히 저는 보안사의 요청으로 2억 5천만 달러에 휴즈사로부터 구입한 방공자동화 장비들의 성능을 연구했으며, 그 결과 2억 5천만 달러의 장비는 단 20달러 가치도 없다는 연구결과를 냈습니다. 이기백 국방장관과 김인기 공군총장이 전두환에 불려가 많이 혼났습니다. 그런데 그 후 공군의 로비가 시작되었고, 보안사는 제게 군사기밀을 누설했다며 시말서를 쓰라 했습니다. 이렇게 의리가 없고 무경우할 수는 없었습니다.


                     지만원은 적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 후 윤성민 장관을 이은 육사 11기 이기백이 국방장관이 되고 육사12기 황인수 차관과 같은 12기 황관영 기획관리실장은 저를 트러불 메이커라며 남한산성 골프장에서 양주를 마구 권해 마시라 했습니다. 쓰러지긴 했지만 저는 고마워 했지요. 그런데 이 세 분들이 저를 연구소에서 국방대학원 교수로 발령을 낸다 통고를 했습니다. 양주를 글라스에 가득채워 여러 잔 먹인 것은 미움을 발산하는 독약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군대 참 더럽다’ "오래 사십시오' 하면서 대령 옷을 벗어버렸습니다. 제가 옷을 벗자 그렇게도 좋아하시던 그 어른들은 그 후 얼마 만에 세상을 뜨셨습니다.


대략 이러한 연유로 저는 5공으로부터는 많은 손해를 보았고, 감정도 좋지 않았습니다. 반면 그들 이전의 윤성민 장관은 저를 높이 평가해 주시면서 무척 사랑해 주셨습니다. 제가 누구에게 정이 갔을까요? 하지만 이들이 관련된 역사는 매우 중요한 역사이기에 저는 객관성을 유지해야했고, 그 결과 개인적 은인인 윤성민 장관을 배신하고 개인적 원수(?)들에게는 결과적으로 이익이 되는 역사책을 내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 책을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해 쓴 것이지 결코 5공의 정당성을 주장하거나 5공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쓴 것이 아닙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5공이 역사부문에서 억울하게 뒤집어썼던 억울함이 풀려지면 5공의 명예회복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믿습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역사바로잡기에서 파생된 부산물(Byproduct)인 것이지 목표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제가 이 모든 개인적 배신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것은 국가를 최고의 가치로 놓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를 향해 예쁘다 웃는 수많은 얼굴들에 침을 뱉은 모진 사람이 저 말고 어디 또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무엇이 내게 이로우냐에 따라 세상을 살았다면 절대로 이렇게 손해 보는 일, 개인적으로 배신하는 행위는 결코 저지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국가에 거역하는 사람, 무경우한 사람, 거짓말을 하는 공인을 가장 싫어합니다. 무경우한 일을 당하면 설사 그것이 제게 이롭다 해도 그리고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거나 존경했던 사람이라 해도 저는 용서를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의 적(Enemy)은 더 많이 늘어납니다. 제가 조직생활을 싫어하는 것은 제 창의력을 침해당하기 싫어서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통제받기 싫어서입니다. 그리고 이리저리 부딪히는 데서 오는 인간공해가 싫어서입니다. 저는 이것을 진정한 의미의 ‘자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적이 없으면 친구도 없다는 말을 위안 삼아 이대로 곧장 걸어갈 것입니다.



2010.6.2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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