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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타미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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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09-12-10 16:52 조회28,1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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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씁쓸한 타미플루


북한에 신종플루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마자 대통령이 가장 먼저 나섰다. 12월 8일 그는 국무회의에서 "북한에 최근 신종플루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있는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해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 인도적인 차원에서 조건 없이 치료제를 지원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부처들은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움직였고, 수십만 환자에 해당하는 치료제를 우리 환자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적정 비축량'에서 무조건 덜어주겠다 하는 모양이다.


우리 국민의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세월아 네월아 하는 정부가 북한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렇게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까? 12월 10일 북한이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받겠다고 통보해 옴에 따라 치료약은 대규모로 북에 갈 모양이다.

북한 주민들이 신종플루에 걸렸다는데 치료제를 준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런데 어째서 기분이 씁쓸한 것일까?


세 가지 때문이다. 첫째는 이 정부가 남한 국민들의 애로들에 대해서는 귀찮아 해온 반면 북의 애로에 대해서는 전광석화의 속도로 나섰다는 점이고,


둘째  정부가 국민의 애로를 덜어주는 노력은 기피하면서 돈을 집어주는 일에 대해서는 아깝지 않게 기마이(?)를 펑펑 쓰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남북 주민에 대한 대통령의 현격한 차별대우다. 북한이 살해한 남한 주민들에 대해서는 조금도 가슴 아파하지 않던 대통령이 북한에서 신종플루가 있다 하니까 적극 도와주어야 한다는 명령을 신속하게 내렸다는 사실이다.


박왕자 여인이 북한의 총에 살해됐을 때 대통령은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고 가슴아픈 체를 하지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국회에서 북한에 추파를 보내는 연설까지 했다. 지난 9월 6일 북한의 야만적인 황강댐 방류로 임진강에서 물폭탄을 맞아 6명의 국민이 희생됐다.

이들 희생자들은 국가에 세금을 내고 안보를 지켜달라 부탁한 국민들이다. 그런데 국가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이들을 보호하지 못했다. 대통령은 이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해야 마땅했다. 그런데 대통령은 물론 정부의 그 누구도 이들에게 미안하다 사과한 적 없었다. 가족들이 슬퍼하고 있을 때인 9월 10일, 대통령은 희희낙락 장사하는 아주머니들이 너도 나도 가져다주는 만두 등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면서 웃음꽃을 피웠다.  9월 13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희생자들에 대한 공동 영결식이 열렸지만 식장에는 초라하게 150명 정도만 모였다. 참으로 초라한 대접을 받는 것이 남한 국민들인 것이다.


대통령이면 뭐든지 다 하는가?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을 북한을 먹여살리는 종들로 취급해도 되는 것인가? 아무리 적은 액수의 돈이라 해도 국민적 자존심이 걸린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의 양해와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이 민주국가 대통령의 겸허한 자세가 아니겠는가?   

필자의 생각에 타미플루는 일반 주민에게는 가지 않을 것이다. 남한 대통령에게 긴급 SOS를 친 것도 북한 고위급들이 신종플루에 걸렸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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