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 메시지(90)] 옥중 출판에 대한 생각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지만원 메시지(90)] 옥중 출판에 대한 생각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6-03 02:14 조회15,295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지만원 메시지(90)] 옥중 출판에 대한 생각

 

감옥은 나와 투쟁해야 하는 곳

 

내가 교도소에 수감된 지 4개월 반이다. 매섭던 새벽 추위를 뚫고 나와 눈물과 콧물로 얼굴을 적셨던 사랑하는 지지자분들을 뒤로 하고, 교도소에 수용된 그날은 설을 6일 앞둔 시점이었다. 다른 정치인들에는 설을 쇠게 하고 수용하는 아량을 베풀었던 검찰이 나에게는 얼음장이었다는 서운함도 있었다.

 

내가 여기에 와서 가장 무서웠던 대상은 교도관이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 내 마음을 통제해야만 내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가 지었을 업보를 소멸시키라고 하늘이 여기에 보냈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지금까지 죽을 수밖에 없었던 여러 고비마다 역사 해주신 하늘이, 남다른 이력을 통해 강하게 단련시켜주신 그 하늘이 나에게 예비해 두신 게 있어서 여기에 보내신 거다.’ 이렇게 나를 위로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새날이 올 것입니다. 당신은 위대한 위인이 될 것입니다.” 아내의 글 한 구절을 벽에 써 놓고 하루에도 여러 번씩 읽었다. “아빠, 아빠의 이 글들은 이렇게 재미 있어요.” 자식들의 칭찬이 에너지였다. 이런 식의 격려는 가족들 말고는 아무도 해주지 않았다.

 

아빠의 족적 이야기, 소설보다 재미있어요!

 

내가 여기에 와서 쓴 글들은 시국을 돌파하기 위해 국가가, 아니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들이었다. 그중에 두드러진 것은 일본에 무조건 크게 웃어야 우리가 잘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회상]이라는 제목으로 베트남전에서 돌아와 도전했던 유학 과정을 그려 보았다. 이 글을 가족들이 읽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김씨 공부, 박씨 공부 등 공부 이야기들이 많지만, 아빠 공부는 기가 막힌 공부였다고 했다. 우리 아빠가 이런 아빠였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나의 족적]이라는 제목으로 내 인생 주요 이정을 회상해 보았다. 온 가족이 재미있다는 편지를 주었다. 내 식구들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e-편지를 써 보냈다. 그것이 나의 유일한 행복이다. 특히 전쟁 이야기가 재미있다고들 했다. [족적]이야기로 인해 나와 내 식구들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이 세상에 우리 아빠 같은 사람, 다시는 태어나지 않을 것 같아요.” 이것이 여기에 와서 얻은 최고의 수확이었다.

 

교도소에서 4개월에 쓴 글, 책 두 권 분량

 

손가락이 아프고 여러 곳에 못이 박혔다. 손이 떨리고 힘이 없다. 그래도 개미처럼 하루 종일 쓴다. 이렇게 4개월 동안 쓴 글이 책 두 권 분량이 될 것 같다. 한 권은 [지만원의 옥중 회상], 다른 한 권도 [지만원의 옥중 메시지], 출판비의 제한성 때문에 [옥중 회상]부터 냈으면 한다. 전자는 시사성이 없는 책이고 후자는 시사성이 있는 책이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한, 어차피 읽을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아 전자를 먼저 출간하고 싶다. 그것도 소량으로.

 

옥에서 얻은 부산물

 

그다음 내가 여기에 와서 얻은 부산물(By Product)은 누가 내게 진국인 사람이고, 누가 아닌지를 직접 느끼게 되었다는 점이다. 나는 팔자가 사나워 이번이 교도소 경력 세 번째다. 2002년에는 광주로 끌려가 101일을 살았고, 2007년 말에는 이명박의 고소로 인해 이곳에 와 4개월 반을 살았다. 두 차례 다 가장 가깝게 접근했던 사람들, 나에게 가장 충성한다고 경쟁까지 벌였던 사람들이 가장 악하고 유치하게 배신을 했다. 이번에도 나를 배신한 사람이 있다면, 내가 훗날 여기를 졸업하고 대문을 나설 때 내 옆에 나타날 수 없을 것이다. 나를 배신한다고 해서 이익을 보는 것도 아닌데 심성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더라.

 

2023.05.31.

지만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4,250건 10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3980 [지만원 메시지332] 윤석열 대통령, 국민이 탄핵한다. 관리자 2024-08-27 9633 164
13979 [지만원 메시지 331]드디어 5.18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관리자 2024-08-27 8377 156
13978 (국가인권위원회 제출) 진정서 : 가석방 관련 관리자 2024-08-26 8643 107
13977 (국가인권위원회 제출) 진정서 : 광주법원 관련 관리자 2024-08-24 7986 121
13976 [지만원 메시지330] 형평성 국민 모델 : 대통령 장모 vs 지… 관리자 2024-08-23 7780 160
13975 [지만원 메시지 329] 한동훈이 이런 말 했는가? 관리자 2024-08-23 7993 173
13974 [지만원 메시지 328] 강원지사 김진태 관리자 2024-08-23 7902 168
13973 [법관 기피 신청서] 사 건 2024카합20820 출판 및 배포 … 관리자 2024-08-23 6875 75
13972 [지만원 메시지 327]입만 있고 손이 없는 이상한 정부(weir… 관리자 2024-08-22 7561 134
13971 [지만원 메시지326]김신조급 특공대 490명 광주에서 죽었다. 관리자 2024-08-21 8667 186
13970 [지만원 메시지325] 5.18 기념 재단 꼬리 내렸다. 관리자 2024-08-21 7572 163
13969 [지만원 메시지324] 5.18보고서 발행중지 가처분 사건, 판사… 관리자 2024-08-20 7241 142
13968 [지만원 메시지 323] 문화일보 고맙다. 관리자 2024-08-20 7118 193
13967 [지만원 메시지322] 디올백과 전두환 회고록 관리자 2024-08-20 7103 163
13966 [지만원 메시지 321]법무부와 광주법원 인권 탄압 행위, 인권위… 관리자 2024-08-19 7022 124
13965 [지만원 메시지 320] 대통령을 고발한다. 관리자 2024-08-17 9106 212
13964 [지만원 메시지319] 공적 존재(Public Figure) 오세… 관리자 2024-08-17 7907 137
13963 [지만원 메시지318] 존경하는 정진석 비서실장님께(편지글) 관리자 2024-08-16 8353 161
13962 [나를 위한 위로곡] 관리자 2024-08-16 7956 133
13961 [지만원 메시지 317] 검찰총장 지명자 심우정을 고발한다! 관리자 2024-08-15 9074 151
13960 [지만원 메시지 316] 심우정 법무차관에 이의 있다! 관리자 2024-08-13 9563 191
13959 [지만원 메시지 315] 나는 승리자 관리자 2024-08-13 9623 190
13958 [지만원 메시지314] 5.18기념 재단, 권영해 고발 착수 관리자 2024-08-13 9588 182
13957 [지만원 메시지 313] 5.18 플랫폼 관리자 2024-08-12 8363 145
13956 [지만원 메시지312] 전라도 사기에는 끝이 없다. 관리자 2024-08-10 10594 177
13955 [지만원 메시지311] 이병호, 왜 남자가 쥐굴에 숨어 사나? 관리자 2024-08-08 10948 185
13954 [지만원 메시지 310] 5공은 즉시 재심 나서야 관리자 2024-08-08 10742 174
13953 [지만원 메시지 309] 하늘이여, 5.18에 날벼락을 내려주소서… 관리자 2024-08-08 10593 180
13952 [지만원 메시지308] 탈북 광수는 국정원의 기획 탈북자 관리자 2024-08-07 9818 148
13951 [지만원 메시지 307] 5.18규명의 마침표. 관리자 2024-08-07 10367 150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