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아닌 병원에 가야 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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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애린 작성일25-12-04 09:39 조회1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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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양상훈 칼럼]감옥 아닌 병원에 가야 할 사람들
'안하무인' 마음의 병이 황당 계엄까지 저질러 그 병은 尹 한 사람일까
요즘처럼 치유 필요한 정치인 많은 시절 없어 여야에 모두 있지만 민주당에 더 많이 보여...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한 지 1년이 된 날 생각난 것은 베르너 사세라는 독일 출신 한국학 교수가 한 말이었다.
평생을 한국학 연구에 바쳐 ‘전생에 한국인이었나 보다’라고 하는 그는 계엄 선포 3일 뒤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와 만나 “윤석열은 감옥이 아니라 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고 했다.
필자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이전에도 그에겐 치유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었다. 여러 정치인으로부터도 비슷한 얘기를 듣고 있었다.
계엄이라는 극히 비정상적인 행위가 벌어지자 많은 사람이 윤 전 대통령이 알코올 중독이라고 한다. 술로 뇌가 망가져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감옥에 있는데도 알코올 금단 현상이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의 문제는 술이 아니라 ‘내가 이 말을 하거나, 이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라고 하는 평범하고 기본적인 ‘자기 제어’가 없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은 독불장군이라고도 하고, 고집이 세다, 오만하다고도 한다. 심하면 안하무인이 된다.
이 정도면 정상 범위를 벗어난 것인데 윤 전 대통령이 그 상태에 있었던 것 같다.
지금와서 보면 ‘사법시험 9수’라는 이력부터 정상은 아니었다.
안하무인 성격을 가진 사람의 유별난 권력 추구였다.
1년 전 12월 3일 계엄이야말로 전형적인 안하무인이었다. 계엄을 하는데 계엄법도 읽어보지 않았다. 의원들이 국회 주변이나 서울에 있는 화요일에 계엄을 해 국회의 계엄 해제를 쉽게 만들어줬다.
이 너무나도 허술한 엉터리의 근원은 안하무인이다.
‘누가 뭐래도 질러버린다’ ‘내가 하는데 누가 까부느냐’는 생각이 골수에 박힌 사람은
‘이 일을 하면 남들이 뭐라 하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에 생각이 미치지 않는다.
정상이라 할 수 없다.
자승 스님 분신 사건에 갑자기 ‘간첩 소행 가능성’이라며 국정원 요원들을 출동시킨 것,
핼러윈 참사가 어떤 세력에 의해 조작됐을 수 있다고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에게 태연히 말한 것,
부정선거 음모론을 신봉한 것 등 이상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윤 전 대통령이 지금 재판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안하무인이다.
자신으로 인해 인생을 망친 사람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나 반성은 없고 ‘내가 아니라 너희들 잘못’을 부각시키려 애를 쓰고 있다. 장군에게 ‘놈’이란 욕설을 예사로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 사람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은 질환이 의심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윤 전 대통령에게 질환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베르너 사세 교수가 “감옥 아닌 병원”이라고 한 것도 질환을 전제로 한 말이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마음의 병’에 대한 치유가 필요하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필자의 생각도 같다.
윤 전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한참 동안 몰랐다. 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 징후는 많았다. 필자가 눈여겨보지 않았을 뿐이다. 손에 왕(王) 자를 새기고, 다른 사람 의자에 구두 신은 자신의 발을 올려놓았을 때 ‘이럴 수가 있나’라고 했지만 그것이 결격 사유라고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김건희가 대통령 후보인 남편을 형편없이 무시하고 하대하는 인터뷰가 공개됐을 때도 그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많은 분이 “윤석열은 이상했지만 이재명만은 막아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찍었다”고 한다.
‘차악’을 선택했다는 것인데 그 차악이 스스로 ‘최악’을 불러들였다.
이분들 입장에선 기막힌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재명만은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윤석열을 찍은’ 많은 국민을 유념하기 바랐다. 하지만 지금 그 반대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국회를 장악한 데다 윤석열 덕에 정권까지 잡으니 민주당은 완전히 안하무인이다.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위를 설치한다, 대법관을 대폭 늘리는 방법으로 대법원을 장악한다, 4심제를 한다, 내란전담재판부를 사실상 정권 산하에 설치한다, 검찰청을 하루아침에 없앤다,
사람 한 명 축출한다고 정부 조직을 바꾼다, 민간 방송 사장을 강제 교체하는 입법을 한다,
법 왜곡죄로 판사·검사를 처벌한다, 공무원들을 서로 고발하게 한다, 그들 휴대폰을 조사한다,
국민 절반만 동의할 ‘12·3 국경일’을 추진한다는 등 헌법을 위반하고 헌법 정신을 무시하는 일을 예사로 한다.
대통령 한 사람의 사법 리스크를 막으려 못 하는 일, 안 하는 일이 없다.
국힘 대통령이 대장동 항소 포기와 같은 일을 했다면 민주당은 그다음 날 탄핵한다고 했을 것이다.
지금 민주당에선 ‘우리가 이 일을 하면 남들이 어떻게 볼까’라는 ‘자기 제어’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윤석열과 얼마나 다른가.
정치를 취재하며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은 정치인을 여럿 보았다. 윤 전 대통령은 그중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데 요즈음처럼 치유가 필요할 듯한 정치인이 많은 시절은 없었던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머리에 당장 떠오르는 이름도 여럿일 것이라 생각한다.
여야에 모두 있지만 민주당에서 더 많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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