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위주의 양장에 비해 바람으로 부풀린 한복치마가 주위 공간을 좀 더 많이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무한대한 우주의 공간과 합일하려는 한국인의 의지가 강하게 담겨져 있기에
그렇다. 그 것은 마치 동양화에 있어 화면 밖의 무한대한 공간과 합일하려는 여백과 같은
공간 개념이다.

한국인의 조형의식 속에는 항상 넉넉함이 자리하고 있다. 가옥이 그렇고 의상이
그렇고 동양화가 그렇다. 자동차로 친다면 넉넉한 고급 대형승용차 쯤이 될 것이다.

생활하다보면 주변 사람들과 접촉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를 종종 보아온다. 접촉사고의
경우를 보자면 소형차나 양장 입은 사람이 같은 소형차나 양장 입은 사람들과 어울릴 때
발생할 경우보다는 고급대형차나 한복의상 입은 사람과 가까히 할 때 발생할 확율이 높다.

그렇다고해서 거리에 대형승용차 통행을 금지시킨다거나 신라호텔에 대형 승용차 진입을
금지시켰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유감스럽게도 신라호텔측은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들어 한복을 괄시한 것이다. 그들의 교양빈곤의 천민의식을 은연중
드러내 보인 것이다. 강한 자 앞에서는 겸손하고 약한 자 앞에서는 오만한 그들의 비굴한
속내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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