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군사실무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의 대남비방과 비난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애당초 우리에게 대화를 제의했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북한은 군사회담 북측대표단 공보를 통해 "더 이상 상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며 사실상 대화 단절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정부에 대해 '괴뢰'나 '역적패당'이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하네요...

북한이 발표한 공보만을 보면 남북군사실무회담 결렬의 책임은 우리 측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수석대표의 격과 의제는 물론이고 회담내용의 언론 공개
등을 두고 남측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바람에 회담이 파국을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우리 측 대표들이 전한 내용을 들어보면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수석대표의 격은 처음부터 4성 장군급을 제안하면서 '국방부장관과 인민무력부장'
또는 '합참의장과 총참모장'의 회담형식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북한측은 차관급인
인민무력부 부부장이나 총참모부 부참모장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회담 의제에 있어서도 첫 번째 고위급회담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북측의 납득할만한 조치를 확인한 이후 다음 회담에서 북한이 제의한
의제들을 논의하자고 했지만 북한은 모든 의제를 한꺼번에 다루자고 고집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한 이후 대화에 임하겠다는 입장인데
반해 북한은 두 가지 도발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주장하고자
하는 NLL문제 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결국 북한은 남북회담을 열어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자기들 의도대로 회담이
진행되지 않은데 대해 불만을 품고 회담을 파탄 낸 셈이죠. 그러니 고위급 회담이
성사되었다 하더라도 별 소득은 없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회담 이후 쏟아내는 대남비방
언사들을 보면 그들의 진짜 속마음이 무엇이었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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