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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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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재학 작성일11-02-11 07:03 조회1,890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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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가 늘어난다

(박정희 정신의 부활이 시대정신이다)


1.

50-60년대, 우리 어린 시절은 참 거지가 많았다. 전쟁이 끝난 후 부모 잃은 고아들은 많았고, 피폐해진 나라에 먹고 살 길 없는 시절이라 더욱 그러하였는지 모른다. 얼마나 거지가 많았는지, 터 잡고 사는 텃새 같은 거지들이 날짜를 맞춰놓고 동네를 순회하면서 먹을 것을 구해갔다.


그들은 대개 토굴 속에서 살았다. 화창한 날이면 토굴 밖으로 기어 나와 옹기종기 모여 이(蝨)를 잡고 있는 모습은 너무도 음울한 모습이었다. 그런 그들은 아예 떳떳하게 거지 행세를 하였고, 사람들은 으레 그러려니 하면서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곤 하였다.


먹을 것을 얻으면 먼저 왕초에게 주고, 잔치나 행사엔 얻어먹어도 눈치 안 받게 오래 있지 않으며, 절대 도둑질은 하지 않는다는 긍지어린 규칙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은 일하는 것을 치욕으로 알았다. 농번기철 어떤 거지가 자식을 데리고 가다가 일하는 농부들을 보고

“네가 저렇게 고생 안하는 것은 다 애비 잘 둔 덕분이란다.”라고 할 정도였다.


거지가 오면 쌀을 한 바가지씩 퍼주기도 하던, 남 돕기 좋아하던 나는 어머니가 집을 보라고 맡기지도 않았다. 그런 내가 거지들을 돕지 않았던 것은 거지애비가 했다는 말을 듣고부터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아야 한다’는 산업화 시대의 명언이 지금도 가슴에 새겨진다. 실제로 새마을 운동 이후에 시골거지들은 모두 사라졌었다.


2. 

사당역 5-6번 창구엔 유일하게 쪼그리고 앉았거나 납작 엎드린 거지들이 있다. 같은 장소에 번갈아 앉아 있는 것을 보니, 틀림없이 같은 패거리인 듯하다. 나는 한번도 그들에게 돈을 던져주지 않았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무표정하다.

‘이렇게 추운데, 저렇게 버틸 수 있는 정신이라면 봉투풀이라도 붙일 수 있을 게다.’ 

다시 새마을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3.

지방에서 병원장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 이야기가 걸작이다.

“복지단체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불우이웃돕기를 하거든. 그 대상자가 우리 읍에 120명 정도 될 거야. 그런데 한번은 줄 물건이 20개 정도 모자랐어. 그러자, 못 받은 사람들이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리는 거야. 내 것은 왜 안 주냐고 하면서. 눈 부라리며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을 못 받는다는 식으로 대드는 거야. 요즘 거지들은 이렇게 어이가 없어. 아무래도 우리가 거지들 기(氣)를 너무 키워줬는가 봐.”


나는 그 친구 이야기를 듣고 다시 산업화 시대의 명언을 떠올렸다. 칼 들고 설칠 정도라면 중소기업에 가서 얼마든지 일할 체력은 있을 것이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을 자격도 없다.


4.

무상급식 타령이 한창인 요즘 학교 사정이 궁금해 전화를 해 봤다.

“요즘 학생들? 거지가 늘어난다네. 어떤 애가 점심시간에 급식밥을 엄청 가져가기에 가만히 지켜봤더니, 친구하고 나눠먹지 않겠나. 참, 아름다운 풍경이구나 하고 생각했지. 그러나 그게 아니야.”

다음 말이 궁금했다.

“아는 여선생 하는 말이 그 녀석들은 급식밥 돈 타서 딴짓 하고는 얻어먹는 거라고 하더군. 그러니까 한 놈 급식밥값은 쓰고 한 놈 것으로 둘이 나눠먹는다는 거야. 그런 놈들이 한둘이 아니야.”

과연 거지가 늘어나는 모양이다.


5. 

실존주의 철학의 창시자 키에르케고르는 거지를 돕지 말라고 했다.

“거지를 도와주면, 거지를 두 번 죽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거지가 된 실패가 그 한 번이고, 거지를 도와줌으로 해서 다시 일어날 용기를 죽이는 것이 두 번째의 결과다.”

사람이 한번 얻어먹으면, 재기에 몰두하지 않고 얻어먹는 그것에 안주해 버린다는 뜻이다.


영등포역 노숙자들 속에 노숙 체험을 하던 기자가 있었다. 그 기자가 한 말이다.

“온갖 노숙 노하우를 전해주던 고참 노숙자가 한 말이 있어요. 이렇게 얻어먹는 생활에 물들기 전에 여기를 떠나라. 이 생활에 한번 맛들이면 인생은 거지로 끝난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거지들은 그래도 건전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얻어먹는 생활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잊는다. 건강한 인생관의 소유자는 남을 도울지언정 남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지금 무상급식, 무상의료 이런 것들이 우리 국민들에게 의타심을 길러주고, 공짜 좋아하는 심리를 길러주어서 나중엔 제 것 안 준다고 칼 들고 설치는 거지들을 양성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 가슴이 얼얼해진다.



정재학

(IPF국제언론인포럼 편집위원, 시인정신작가회 회장, 데일리안 편집위원, 인사이드 월드 칼럼니스트, 전남자유교조 고문, 자유지성300인회 회원)


댓글목록

심심도사님의 댓글

심심도사 작성일

정말 옳으신 말씀입니다
제가 이따금 시장에 갑니다
언젠가 한번는 시장에서 불쌍한 거지를 보고 백원짜리 몇개를 얹어 놨지요
몇번 그러는 걸 보더니....
같은 패거리인 거지가 한다는 말 왈
백원짜리 몇개만 올려 놓지말고 기왕에 줄거면,
만원짜리를 달라고 하더군요
잔돈이 남아서 주는 걸로 착각을 한 모양입디다
그 후로는 아예 안 도와주지요!!!!
보고도 일부러 못본체 합니다
다시는 도와 주지 않을  계획입니다

엽기정권님의 댓글

엽기정권 작성일

정선생님 정말 좋은 글입니다.


후손에 가난을 물려주지말고 잘살아 보세라는 동기부여,
하면된다는 신념과 실천력,
그리고 한강의 기적으로 국민들에게 할수있다,해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신 박정희대통령이 그립습니다.


복지타령으로 국민들에게 거지근성을 심어주려는 세력들의 근본저의가 드러나 보입니다.
점차 거지근성에 길들여진 사람이 늘어나는거 같아 참 우려습니다.

무료지원 물품이 애초부터 자기것인양 생각하고, 급식비를 떼먹고 밥을 나누어 먹는다니,
거지근성을 넘어 도적심뽀를 가르치는 세상, 학교가 되어가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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