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sy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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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케이 작성일11-02-10 09:30 조회1,809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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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엄청난 인기를 끈 드라마가 '시크릿가든'이라고 합니다.
저는 한달여 전에 동네의 한 호프에 친구들과 맥주를 한잔 마시러갔다가 갑자기 시끌벅적하던 호프가 조용해지길래 이상해서 둘러보니 호프 안에 있던 모든 손님들이 일시에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참 희안했습니다. 무슨 국가대표 축구중계도 아니고 어떤 드라마를 방영해주는데 그렇게 주목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제야 시크릿가든이라는 드라마시간이란걸 알았습니다.
호프주인부터 서빙하던 알바청년들, 온 손님들이 다들 조용히 드라마를 시청하길래 술한잔하며 유쾌하게 떠들기가 머쓱했습니다.
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의 OST.에 백지영이 부른 ‘그여자’라는 타이틀곡이 있는데, 이를 드라마 주인공인 현빈이 ‘그남자’라는 제목으로 바꿔 불러 이 또한 인기가 하늘을 찌를듯하답니다.
얼마전 설날연휴에 모처럼 처가가 있는 부산엘 다녀오는데 큰놈이 차안에서 틀어놓은 음악이 서영은이란 가수의 ‘거지같은 말’이란 제목의 노래와 현빈과 백지영이 번갈아 부르는 ‘그남자’. '그여자'... 정말 10시간동안 아주 가사를 외울만큼 들었습니다.
이 노래 가사에도 ‘이 바보 같은 사랑, 이 거지 같은 사랑 계속해야 네가 나를 사랑 하겠니?’라고 나옵니다.
10시간을 거지같은 말과 거지같은 사랑을 반복해서 듣고 부산엘 갔습니다.
부산에선 용두산공원 전망대엘 올랐는데 그곳에선 ‘칼라사진으로 보는 58년전 부산’이란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 중 유독 눈길을 끄는 사진이 ‘Gusy Boy"라는 제목의 어느 전쟁고아사진이었습니다.
저게 뭔가하고 보았는데 ‘Gusy’가 바로 거지를 소리나는 대로 영어로 쓴 것이었습니다.
왠 난데없는 거지 풍년인가하고 혼자 속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어제는 텔레비전 채널을 여기저기 돌리다보니 음성 꽃동네가 나오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이곳은 오웅진신부와 최귀동이란 거지할아버지가 세운 마을이지요.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라는 선언으로 최귀동 거지할아버지가 구걸을 해서 정말 얻어먹을 힘도 없는 더 불쌍한 거지들을 먹여 살렸다는 유명한 이야기에서 꽃동네는 출발합니다.
이렇게 최근에 58년전 전쟁고아 Gusy부터 시작해서 꽃동네 착한 거지에, 젊은이들의 거지같은 사랑까지 아주 거지 풍년입니다.
그러다 보니 거지의 어원도 궁금해집니다.
일부에서는 거지가 거적과 바가지만 달랑 들고 다닌다 하여 거지라는 단어가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사실은 乞子라는 중국말에서 유래되었답니다.
즉, 걸자(중국어 발음은 꺼쯔라는데 잘모르겠고...)가 우리말로 거지가 된 것이지요.
아침에 신문을 읽다보니 북한이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세계를 대상으로 식량원조를 요청했다고 하네요. 미국, 유럽 등엔 무상으로, 다른 나라엔 ‘나중에 갚을 테니 꿔달라고’ 했답니다.
예로부터 나라의 큰 난리나 변고 이후에 힘있는 백성들은 도적이 되고, 힘없는 백성들은 거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당당하게 구걸할 때나 혹은 밥안주면 재미없어?하고 당당할 때는 아직 거지는 아닌겁니다. 더 배가 고파야 눈물로 호소하겠지요.
지금은 도적에서 거지로 가는 과도기인가봅니다.
댓글목록
심심도사님의 댓글
심심도사 작성일
그렇더라도,
절대로 그냥 주는 식은 안된다고 봅니다
첫째로 진솔한 사과와
잘못된 일을 처리하는 방식을 우리 눈으로 확인하고 난 후에 결정할 일입니다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망해서 중국이 북쪽을 접수하게 되더라도
우리는 좀 더 당당해질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