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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6.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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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찬수 작성일10-11-01 04:17 조회2,026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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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아버지의 난중일기 - 흥남, 원산부두의 철수작전

 여기서 잠시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 후에 내게 들려준 원산에서의 이야기를 먼저 해보기로 한다. 아버지는 고향의 빨갱이들을 피해 사람들이 많이 사는 원산의 양조장하는 팔용 아저씨 댁에 의탁하여 가족들과 숨어 지냈다는 이야기는 앞서도 말한바 있다. 아버지는 국군이 북진한 뒤 원산에서 대한민국 임시 행정요원인 학무과장직을 맡아 근무하였다.

이때에 아버지는 우리 국방군이 진격한 최전방을 방문한 내무부장관 유석 조병옥 선생을 처음 만났다 하였다. 얼굴이 호랑이 상으로 신념이 아주 강하게 보였고 시선이 아주 무서웠는데 목소리는 걸걸하면서도 다정하여 북쪽 임시행정요원들이 감동을 받았다 하였다. 손바닥이 어찌 큰지 악수를 할 때 손을 꽉 움켜잡은 유석 선생의 자세는 대단하였다고 한다.

압록강까지 진군한 우리 국군이 중공군이 북괴 지원군으로 참전을 하여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밀려 함경남도 진진호 전투에서 UN군과 함께 크게 공격당하고 전투에 밀려 후퇴를 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흥남부두에서 이루어진 이북주민들의 자유에로의 대탈출 1ㆍ4 후퇴였다. 이때 원산에서도 흥남부두와 같은 모양새로 철수 이동과 자유를 향한 피난민들의 구출작전이 함께 벌어졌는데 원산의 임시행정 요원들은 모두 다 가족들을 데리고 항구로 나갈 참인데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피하라는 말을 못 듣고, 행정요원들만 가족을 남겨두고 잠시 원산 앞 바다 여도라는 섬에 피하여 국군의 전세가 유리해지면 다시 원산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말만 믿고 있었다.

단신으로 행정요원들과 나가려 했는데 사무실 아래로 내려가 보니 다른 행정요원들은 모두가 가족들을 데리고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아버지가 중리에 있는 집으로 뛰어가려고 이층에서 계단을 탕 탕 탕 하고 뛰어 내려오던 참이었다. 그 몇 시간 전 아버지가 나가면서 잠시 행정요원들이 피해 여도까지 나갔다 온다는 아버지의 말이 믿기지 않아 출산이 가까운 어머니는

아버지의 난중 일기장 표지

큰 여동생 선화의 손을 잡고 어린 여동생 선희는 등에 업은 채 보따리 하나를 이고 임시 행정사무실 학무과 사무실의 계단을 오르려 하는데 거기서 어머니를 찾으러 뛰어 내려오는 아버님과 계단에서 극적으로 만났다고 하였다. 참으로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모두들 항구로 나가니 항구 전체가 남쪽으로 나가려는 피난민 행렬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커다란 상선은 적군의 포격을 피해 멀리 여도 쪽 앞바다에 정박해 있었다. 작은 배로 피난민들을 실어 날라 커다란 상선 옆에다 정박하고 배 위에서 기중기로 화물을 이동하여 적재하는 그물망을 내려 보내면 그물 속으로 여러 사람들을 화물처럼 담아 한꺼번에 올려 배 위에 쏟아 놓았다고 한다.

벌써 원산 주변 산 위에서는 적군의 포격과 사격이 시작되어 포탄이 터지는 소리가 여기저기 진동하고 부두엔 배를 타지 못한 피난민들이 가족을 서로 부르는 소리, 어서 태워 달라고 아우성치는 소리, 항구 여기저기에 인민군이 쏜 포탄이 날아와 터지는 소리에 사람들이 두려워 울고불고 우왕좌왕하면서 외치는 소리에 항구 전체가 처참하기가 형언할 수 없었다 한다.

아버지의 난중 일기장 내용의 한 면

그때 원산의 북쪽 흥남 부두는 원산 부두의 몇 십 배나 더 했다고 하니 전쟁의 참혹함과 공산주의자들의 악랄함을 피해 남쪽 대한민국을 향해 내려오려는 피난민 행렬을 보면 김일성의 가혹정치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와 두 여동생은 하마터면 원산에서 또 한 번 이산가족이 될 뻔하였다. 이렇게 되어 아버지는 어머니와 두 동생을 데리고 배편으로 부산으로 내려가게 된 것이다. 다시 거제도 장승포 항으로 갔는데 당시의 아버지가 쓴 일기장 겉장에 ‘난중일기’라 표제를 한 일기 내용 중 몇 가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아버지의 당시의 일기는 지금도 내가 소중히 잘 보관하고 가끔 당시의 어려움을 읽으면서 1987년 5월 6일(음력 4월 9일)에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아버님의 6ㆍ25 당시의 고초를 마음 아프게 떠올리면서 그리워할 때가 많다.(계속)

댓글목록

심심도사님의 댓글

심심도사 작성일

그분이 살아계셨더라면,
우리 우군에게 들려주실 말씀이 더 많았을 테데.....
그렇죠?????

피안님의 댓글

피안 작성일

오늘글도 잘읽었습니다.
선생님의 아버님 일기 내용이 기다려집니다.

금강인님의 댓글

금강인 작성일

화곡 선생님의 글이야 말로 미래 반공교육의 현장에서 널리 쓰여야 합니다.
실화야 말로 최고의 교육자료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이렇게 좋은 자료를 교육현장에 살포하면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텐데
엉뚱한 대북뻘짓정책만 내놓고 있으니 한심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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