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국 스캐플로의 비극
이번 천안함 격침의 사례는 세계 전사(戰史)에서 찿아보면 거의 똑같은 사례가 있다. 바로 1939년 10월 14일 영국의 군항 스케플로에서 찿아볼 수 있다. 이른바 독일 U보트 잠수함의 영국 스케플로 습격사건이다. 대담무쌍한 독일해군 장교 "퀸터프린"이 함장으로 있던 U-47 잠수함은 영국해군의 감시를 피해서 북해를 크게 돌아서 영국의 군항을 습격한 것이다. 스캐플로항의 좁은 수로를 지나서 항구에 정박하고 있던 영국의 전함 로얄오크(ROYAL OAK)를 어뢰로 명중시켜서 단숨에 침몰시킨 사건이다. 이시간은 새벽 0시30분었다.

그림 : 영국 스캐플로 항의 위치와 독일 잠수함의 공격경로와 퇴각경로

독일 잠수함의 기습공격으로 배수량 3만톤의 영국전함 로얄오크는 단 13분만에 침몰하였고 로얄오크의 승조원 833명은 함과 함께 수장되었던 사건이다.

그림 : 독일 잠수함의 어뢰공격으로 13분만에 침몰한 3만톤규모의 영국전함 로얄오크

이렇게 큰 전함도 독일 잠수함의 어뢰공격에 단 13분만에 침몰하였다.

그래서 영국은 이때 침몰한 로얄오크와 승조원을 기리기 위해서 추모관을 건립하여 오늘날도 그 희생을 기리고 있다.
2. 영국 전함 로얄오크함과 백령도 천안함 비극의 유사성
필자는 이번 천안함의 침몰을 보면서 영국의 로얄오크의 침몰과의 유사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이렇다. 히틀러의 나찌독일에 있어서 유일한 걸림돌은 영국의 막강한 해군력이었다. 1939년 9월1일 전격전으로 단숨에 폴란드를 석관한 독일이지만 해상에선 도버해협 건너 영국에 막혀서 꼼짝달싹 못하는 실정이었다. 당시 독일의 해군제독 되니츠는 기발한 발상을 한 것이 잠수함을 통한 공략이었다. 영국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잠수함이었기 때문이다. 영국 스캐플로를 기습한 독일 U-47 잠수함은 독일 키일 군항을 빠져나와서 북해로 멀리 위회하는 방법으로 영국해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점이다. 이번 천안함의 침몰을 북한 잠수함의 공격이라고 가정한다면 그 과정의 전개는 독일의 영국스캐플로 기습에서 찿아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북한은 백령도와 연평도 앞바다를 우리 해군에 거의 봉쇄당하고 있었다. 독일처럼 수상전력으로는 한국해군에 당할 수 없다는 것은 실전을 통해서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따라서 북한이 한국해군을 공략하는 방법은 독일해군처럼 우리해군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잠수함 밖엔 없다. 백령도 바로 앞 NLL 지역은 한국해군의 감시망이 너무도 촘촘하기에 이지역의 북한 해군의 이동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마치 도버해협 바로 앞에 있는 독일해군과 마찬가지 이유다. 그렇다면 독일이 북해로 우회한 것처럼 북한은 그렇게 할 수없을까? 아니다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동안 북한해군과의 충돌은 NLL 근방에서 일아났다.


그러나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백령도 후방에서 천안함이 침몰한 것이다. 이 위치는 북한해군이 우리해군의 감시망을 피해서 NLL을 넘어 올수 없는 위치이다. 반면 서해의 후방을 우회해서 침투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또 인지상정으로 NLL인접위치보다는 아무래도 긴장감은 떨어지는 곳이다. 사실 이번 천안함에서 구출된 승조원은 대부분 휴식중의 모습이었고 그것이 반증한다 하겠다.
3. 서해의 북한 해군기지.
서해 북한 해군기지를 보자. 서해를 우회해서 백령도 남서쪽지역까지 북한 잠수함의 침투가 가능할지 북한해군기지를 토대로 검토해 보자.

그림 : NLL과 북한 해군기지위치.

그림 : 북한 서해함대의 주력이 있는 남포서쪽 비파곶 11전대 기지 위치.

북한 비파곶 11전대의 위성사진

그림 : 11전대에 계류중인 북한의 잠수함(정)
오늘자 조선일보 유용원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천안함 사건 직후 북한 잠수함(정)의 이동이 포착되었다고 한다. 바로 이곳 잠수함이 서해를 우회해서 백령도 남서쪽 해안에 잠입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혹자는 그런다. 특히 북한연류를 부정하고자 하는 쪽이 특히 그렇다. 수심이 낮아서 잠수함이 작전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세계 전사에서도 그랬고 기습은 방어자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적이 올수 없다고 하는 위치에서 기습은 이루어졌다. 또한 실제로 강릉잠수함침투사건은 분명한 사실 아닌가?
이번 천안함 침몰지점은 수심 20여미터라고 한다. 북한의 소형잠수정은 충분히 활동가능한 지역이다.
여기서 북한잠수함의 어뢰공격이라고 가정한다면 굳이 잠수함은 지근거리까지 올 필요도 없다. 어뢰사정거리 후방에서 공격하면 되기 때문이다. 어뢰는 통상 수키로 외곽에서 발사하여 유도된다. 2차대전당시 독일해군은 스코틀랜드의 협수로를 통과해서 영국군항을 기습한 전례를 볼때 백령도 서해상은 충분히 작전을 하고도 남는 지역이다.
5. 잠수함공격이라면 우리해군에 포착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
혹자는 이렇게 주장한다. 북한 잠수함이 침투하여 어뢰를 발사했다면 우리해군이 모를리 없다고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쉽게 이번에 침몰한 함미를 찿는데도 얼마나 어려웠는지 보면 짐작이 된다. 또 얕은 바다에선 소리의 반향(反響)때문에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쉽지 않다. 게다가 준비가 안된 상태라면 더더욱 그렇다.
2004년 림팩훈련때다. 림팩훈련은 환태평양종합해상훈련이라고 해서 2년마다 미국의 동맹국들이 하와이 인근해상에 모여서 실전훈련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참가국들이 동군과 서군으로 나누어서 각종훈련을 하는데 그 중 매우 역점을 두는 것이 대잠침투 및 대잠방어훈련이다. 이때 우리 잠수함인 209급 장보고함은 상대방의 촘촘한 대잠 방어망을 뚫고 미항모를 컨택(훈련상 격침)한 적도 있었다. 세계 최고의 대잠능력을 갖조 었던 미국이 한국의 조그만 디젤잠수함의 침투를 막지 못했다 해서 당시 화제가 된바 있다. 구소련의 대형잠수함에 대한 전술위주이던 미국해군이 소형의 디젤잠수함에 대한 방어전술의 허점이 노출된 것이었다. 이후 미국은 소형 디젤잠수함에 대한 전술도 연구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서 무조건 우리해군이 북한 잠수함을 찿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증이 된다.
6.잠수함의 위력

그림설명 " 한국의 이천함이 미국의 퇴역 순양함 오클라호마시티를 격침하는 장면과 설명이다.
당시 기사 보도
지난 99년 괌 근처에서 실시된 서태평양 훈련에 참가한 이천함은 1만2000t급의 미 퇴역 순양함 오클라호마 시티를 단 한 발의 어뢰로 두동강내 20분만에 침몰시켜 참가국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1200t 짜리 ‘꼬마’ 잠수함이 10배 무게의 수상 함정을 단 한 발의 어뢰로 격침한 것이다. 이천함은 발사거리 8㎞, 심도 50m에서 독일제 수트 어뢰를 발사했다. 오클라호마 시티는 선체 장갑 두께만 20㎝에 달해 아무도 ‘일격 침몰’을 예상치 못했다. 표적함이 침몰함에 따라 이천함에 뒤이어 어뢰발사 훈련을 할 예정이었던 미 로스앤젤레스급 공격용 핵잠수함 등 6,7척의 타국 잠수함들은 훈련을 포기해야 했다.
7. 영국과 독일 한국과 북한
독일의 잠수함 기습에 당한 영국은 바로 영국국민들을 향해서 독일잠수함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독일에 대한 잠수함에 대한 전술을 강구하게 되었다.

그림 : 영국의 독일잠수함 식별 전단

사진 : 영국군항 스캐플로를 기습공격에 성공한 독일 U-47 함장 퀸터프린(우)이 빌렐름샤벤 독일해군기지에서
되니츠제독에게 철십자무공훈장을 받는 장면
어제 중앙일보의 서승욱, 남궁욱 기자의 보도기사중엔 이런 내용이 있었다. 그대로 옮겨본다.
원인 규명이 늦춰지면서 ‘음모론’이 나오는 것도 이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사고 상황에 대한 국방부와 해양경찰의 설명이 다르다는 보도가 28일 나오자 고위 관계자는 발끈하며 “우리는 숨기는 게 없다. 속을 까뒤집어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북한 기뢰로 인한 침몰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또 다른 참모는 “왜 북한으로 몰아가려 하느냐”며 “나중에 사실이 아니면 어쩔 거냐”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기사를 보면서 그간의 모든 의구심이 오히려 해소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씁슬하기 이를데 없다.
북한해군기지로 돌아가서 훈장을 받는 "북한해군의 퀸터프린"이 없다고 청와대 참모진은 장담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